최근 글로벌 금융 시장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논쟁으로 출렁이고 있다. 지난 12일(현지 시각)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경제통계(PRED)가 발표한 기대 인플레이션(BEI)은 2.08%로 집계됐다. 미국의 BEI가 2%를 넘어선 건 2018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BEI는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에서 물가채(TIPS)를 뺀 수치다. BEI가 오른다는 건 글로벌 금융기관과 큰손들이 곧 물가가 상승할 것으로 본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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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 우려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시작됐다. 코로나19로 인한 대규모 ‘락다운’ 이후 미 연방준비위원회(연준·Fed)는 유동성 공급으로 화재를 진압했다. 미국뿐 아니라 각국 정부는 코로나 발(發) 경기 침체를 해소하기 위해 막대한 돈을 풀었다. 투자자는 환호했고 결과는 곧 글로벌 강세장으로 나타났다. 이런 유동성은 신흥국 한국으로까지 흘러들어왔다.
글로벌과 국내 강세장은 더 이어질 수 있을까. 이제는 자산시장 과열 우려만이 거세지고 있는 듯하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란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지난 11일 내년 하반기나 2023년 초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경제가 예상보다 좀 더 강하게 회복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올해 채권 매입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을 통한 양적 완화 축소 가능성도 열려있다고 말했다. 자산시장 과열에 대한 우려가 간접적으로 반영된 셈이다.
물론 현재 과열 우려가 나오는 자산 시장 분위기와 우리가 실제로 겪고 있는 체감 경기와는 여전히 괴리가 있다. 높은 실업률과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와 경제 불황 불안감은 현재 진행형이다.
다행히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일단 급한 불은 껐다. 그는 지난 14일 "금리 인상 시기는 가깝지 않다"며 "금융위기 때 얻은 교훈이 자산 매입을 너무 일찍 중단하면 안 된다는 것"이라는 발언을 했다.
이에 이효석 SK증권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연준의 기조가 시장의 예상보다 빠르게 긴축으로 돌아서긴 어려울 것"이라며 "시장에 긍정적인 큰 흐름(Goldilocks)이 바뀌지 않았다면, 걱정해야 할 수준의 조정이 나오기 나올 가능성에 대비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판단"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파월 의장 발언으로 금융시장은 한숨 돌렸다. 그러나 향후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와 자산시장 과열에 대한 목소리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여파에도 각국 정부의 노력 끝에 경기는 회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국내 증시 변동성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부터 글로벌 증시대비 상대적 강세를 보여왔고, 과열·밸류에이션 부담이 극단적인 수준까지 커졌던 유가증권 시장 단기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할 것"이라며 "반면 물가와 금리상승을 압도하는 펀더멘털 동력이 유입된다면 글로벌 증시와 코스피는 상승추세를 재개할 것이며, 이러한 측면에서 2분기를 주목한다"고 전망했다.
이다비 기자(dab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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