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작 박상기 직권 출금 안 했는 데 '물타기'"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8일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안경을 쓰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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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2019년 3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 대한 ‘불법 긴급출국금지(출금) 의혹’에 대해 본격 수사에 착수하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이를 ‘전형적인 극장형 수사’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그러면서 추 장관은 “황교안 장관 때도 장관의 직권 출국금지 조치가 있었다”는 논리를 폈다. 불법 출금 자체는 전임자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 시절 벌어진 일이지만 이용구 법무부 차관 등 소위 '추(秋) 라인' 개입설이 제기되자 뒤늦게 나선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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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만에 입 연 秋 “검찰개혁 반한다”
추 장관은 지난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김 전 차관에 대한 긴급 출금이 불법이었다는 논란이 검찰 수사로 번진 데 “국민이 원하는 검찰개혁에 반하는 행태”라고 주장했다. “검찰 과거사위의 활동과 그에 따른 정당한 재수사까지 폄훼하는 것”이라는 논리다.
그러면서 추 장관은 박근혜 정부 시절인 지난 2013년 황교안 법무부 장관 때 사례를 들었다. 당시에도 법무부 장관이 직권으로 행한 (일반) 출국금지가 있었다는 논리에서다. 추 장관은 “(당시 출국금지 조치는) 사건번호도 없는 상황에서 단순히 참고인에 대한 출금이었다”며 “‘민간인 사찰 의혹이 있으며 사건번호가 없다는 것이 문제’라는 검찰 논리대로라면 그 사안이야말로 수사대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법무부가 출입국관리법 4조2항에 근거해 같은 날 내놓은 장관은 수사기관의 요청이 없어도 직권으로 ‘출국이 적당하지 않다고 인정되는 사람’에 대해 출국을 금지할 수 있다고 강조한 해명에 대한 연장선상인 셈이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페이스북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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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안팎 “절차적 적법성, 법치주의 본질”
추 장관이 뒤늦게 나선 걸 놓고 검찰 안팎에서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13일 사건의 공정한 수사를 위해 법무부 소재지 관할인 안양지청에서 수원지검 본청 형사3부(이정섭 부장검사)로 재배당한 걸 비판하려는 의도로 해석한다.
또 김 전 차관 출국금지가 ‘당시 대검 과거사진상조사단 이규원 검사가 허위 공문서로 긴급 출금을 했다’는 게 의혹의 골자인 데 황교안 법무부 장관 시절 직권 출국금지한 사례를 찾아 물타기하는 것이란 비판도 나온다. 게다가 박상기 당시 장관은 직권 출국금지를 지시하거나, 시도하지도 않았다.
한 일선 검사는 “논란의 발단은 공문서 조작 의혹인데 왜 여태껏 거론되지도 않았던 법무부 장관 사례를 꺼내든 것이냐”며 “전형적인 ‘물타기’”라고 비판했다.
김 전 차관은 재수사 여론이 높아지던 2019년 3월23 일 태국 방콕으로 출국을 시도했지만 긴급 출국금지 조치로 비행기 탑승 직전 출국을 제지 당했다.[Jtbc 캡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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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장 출신의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도 같은날 페이스북에서 “절차적 적법성은 법치주의의 실현을 위한 본질적인 부분”이라고 비판했다.
“장관이 출국금지의 명령권자라고 해서 수사기관장의 요청 없이 직권으로 긴급출국금지를 할 수는 없다”며 “법무부의 해명은 일반적 출국금지 규정”이라는 것이다.
무엇보다 “긴급출국금지 대상은 범죄 피의자”라고 짚었다. 이 검사가 긴급출국금지 요청서에 기재한 중앙지검 사건은 무혐의 종결된 것이고, 승인 요청서에 기재된 동부지검 내사 사건은 허위의 사건 번호라는 점이기 때문에 아귀가 맞지 않는 해명이라는 논리다.
또 “이 검사는 파견 검사의 신분으로 직접 수사할 권한이 없었을 뿐 아니라 소속 기관(동부지검 검사직무대리 발령)이 아닌 중앙지검 사건을 이유로 긴급출금을 요청할 권한은 더욱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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秋의 반박 “‘秋라인’ 짜깁기 저의 짐작된다”
대검찰청 과거사진상조사단 소속 이모 검사가 2019년 3월 22일과 이튿날인 3월 23일 작성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 대한 긴급 출입금지 요청서와 법무부 장관 승인 요청서. 이 검사는 긴급 출입금지 요청서엔 이미 김 전 차관이 무혐의 처분을 받은 서울중앙지검 2013년 사건번호를, 승인 요청서에선 존재하지 않는 서울동부지검 2019년 내사1호란 사건번호를 적었다.[중앙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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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추 장관은 최근 김 전 차관의 긴급출금을 놓고 언급된 검사들이 ‘추 라인’이라고 지목된 것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그는 “김 전 차관의 출국소동 당시 근무한 법무부 간부들이 어떻게 일면식도 없었던 저의 사람일 수가 있나”라며 “시곗바늘을 거꾸로 돌려놓고 그분들을 일부러 ‘추 라인’이라고 짜깁기하는 것을 보니 누구를 표적으로 삼는 것인지 저의가 짐작된다”고 지적했다.
현재 법무부 내부 공익제보자가 제출한 신고서에 거론된 관계자 등으로는 박상기 전 장관, 당시 박 전 장관의 정책보좌관이던 이종근 현재 대검 형사부장, 당시 법무부 법무실장으로 검찰과거사위원회 주무를 맡은 이용구 법무부 차관, 당시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이던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당시 대검 정책기획과장이던 김태훈 법무부 검찰과장, 차규근 법무부 출입국본부장 등이다. 모두 현 정권에서 중용됐거나 요직으로 승진해 ‘친 정권 인사’로 분류된 이들이다.
그러면서 추 장관은 “‘국민의 검찰’을 약속한 검찰이 새해 벽두에 제 식구 감싸기로 국민을 더 이상 실망시키지 않기를 바란다”는 말로 글을 맺었다.
김수민 기자 kim.sumi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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