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2011년 정치권 입문 이후 여러차례 후보 단일화를 모색했었다. 2012년 대선에선 후보직을 사퇴했고, 2017년 대선과 2018년 지선 때는 상대후보와의 이견으로 단일화에 실패했다. 오종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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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야권의 단일화 논의에 불이 붙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향한 여권의 견제도 거세지고 있다.
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1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측은 (국민의힘과의) 합당과 관련해 ‘혁신의 뜻에 맞는 제안이 있다면 공론을 모아보겠다’고 말했다고 한다”며 “이 대목에서 양반전의 그 양반이 떠올랐다. 안 대표는 혁신의 가면을 벗고 보수의 길에 접어든 지 오래”라고 말했다.
이어 “안 대표가 국민의힘에 있다 해도 하나도 이상하지 않을 일”이라며 “정부 여당을 향해 분노의 도끼질을 하겠다고 선언하는데 중도혁신의 도리깨질 흉내도 제대로 못 냈던 사람이 나서니 위태롭다”라고 말했다.
안 대표가 지난 10일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를 만난 뒤 “썩은 나무를 벨 시간이 다가왔다”며 출마 결의를 다진 것을 이렇게 꼬집으면서 신 최고위원은 “극우 인사를 만나 전의를 다지는 모습 보니 태극기 집회에서 안철수 대표를 볼 날이 머지않음을 느낀다”고 했다.
신 최고위원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안 대표가 양반전 주인공처럼 선거를 앞두고 허례허식에 가득 차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라며 “안 대표가 과거 대선후보 시절보다 지지율이 많이 떨어졌다. 최근엔 일시적으로 주목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양반전은 조선 후기 실학자 연암 박지원이 쓴 소설로 양반의 횡포와 허례허식을 풍자했다.
유력한 여권 서울시장 주자인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갈지 자 행보를 지속하는 분에게 서울을 맡겨도 되느냐”라며 “과거 일어난 일을 가지고 ‘내가 결자해지하기 위해 뭘 해 봐야겠다’는 (안 대표의) 미래 비전은 지금 시대에는 맞지 않는다. (결자해지는) 정말 옛날이야기”라고 주장했다.
신동근 최고위원은 11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안 대표로 야권 단일화가 될 수도 있지만, 안 대표 입지 등을 봤을 때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종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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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대표가 야권 단일후보로 나설 경우 여권주자가 고전할 것이란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여권 내 위기감은 커지고 있다. 윈지코리아·아시아경제 여론조사(1월 2~3일)에서 안 대표와 박 장관 간 일대일 가상대결 결과 안 대표가 47.4%를 얻어 박 장관(37.0%)을 10.4%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이 조사에서 안 대표는 40대를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박 장관에 우세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여권은 야권 단일화가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민주당 주자인 우상호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 아침’에서 “과거의 경험에서 볼 때 (안 대표와의 단일화 과정에서) 그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것이 굉장히 어렵다”며 “2012년 대선에서 (실패했던) 문재인 대통령(당시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과의 단일화 과정을 지켜봤다. 지난번 (2018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김문수 (당시 자유한국당) 후보와 단일화도 안 됐다”고 말했다.
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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