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협의해야 할 것 구분해야”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이 10일 새벽 한국 선박 억류 문제 교섭을 위해 이란으로 출국하기 앞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이 10일 새벽 이란에 억류 중인 한국 선박·선원의 조기 석방을 위해 이란으로 출국했다. 최 차관은 이번 사건의 ‘배경’으로 언급되는 한국에 동결 중인 이란 자산 70억달러(약 7조6000억원) 문제와 관련해 “현장에서 이란 얘기를 명확히 들어보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과 미국과 협의해야 할 것을 명확히 구분하겠다”고 말했다.
최 차관은 7일 현지에 도착한 실무 대표단과 합류한 뒤 이란 외무부 정무차관 등과 고위급 회담에 나선다. 최 차관은 출국 전 <연합뉴스> 등 취재진과 만나 “우리 선박과 선원들이 억류된 상황이 연출돼 유감스럽기도 하지만, 선원들의 신변이 안전하다고 해서 안심이 된다. 하지만 상황은 엄중하다. 영사 사안은 영사 사안대로, 한국과 이란 간 주요 사안들은 주요 사안대로 주요 인사들과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최 차관이 언급한 ‘영사 사안’은 이란이 억류하고 있는 한국 선박·선원의 석방 문제를 말하며, ‘한국과 이란 간 주요 사안’은 한국에 동결돼 있는 이란 자산 문제를 뜻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란 정부는 선박 억류가 해양 오염과 관련된 ‘기술적 문제’라고 말하면서도, 이번 최 차관의 이란 방문을 통해 자산 동결 문제가 원만히 해결되길 기대하고 있다.
최 차관은 한국 내 동결 중인 자산과 관련된 이란의 요구에 대해 “동결된 자산을 사용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다. (하지만) 동결은 미국의 제재와 무관하지 않아 그런 점들이 부딪히고 있다. 이란 정부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한 번 더 명확히 현장에서 들어보고, 거기에 대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 또 미국과 협의해야 할 것들을 갈라 잡겠다"고 말했다. 한국과 이란 관계에 정통한 한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이란은 “동결 자산 가운데 10억달러 정도를 약품과 의료장비를 구매하는데 사용하고 싶다”고 한국에 요청한 상태이다.
최 차관은 이란을 2박3일 동안 방문한 뒤 카타르로 이동해 양국 협력 증진 방안을 논의한다. 선원들은 현재 이란 남부 반다르아바스항에 있으며, 주이란 한국대사관 직원들이 우리 국민 5명의 신변 안전에 대한 확인을 마쳤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바로가기 : [단독] “이란 대통령 두차례 친서…‘70억달러’ 분명한 해법 원해”
http://www.hani.co.kr/arti/politics/diplomacy/977685.html
▶더불어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언론, 한겨레 구독하세요!
▶코로나19 기사 보기▶전세 대란 기사 보기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