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일 외무대신과 통화…"과도한 반응 자제해달라"

[경향신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지난해 7월2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열린 내신기자단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강경화 외교부장관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손해배상 청구 소송 판결과 관련해 일본 정부 측에 과도하게 반응하지 말 것을 요청했다.

외교부는 9일 “강 장관이 모테기 도시미쓰(茂木 敏充) 일본 외무대신과 이날 오전 약 20분간 통화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판결 관련 사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외교부에 따르면 모테기 대신이 일본 측 입장을 설명하고, 강 장관은 정부가 이미 밝힌 입장을 말하며 일본 정부 측에 과도한 반응을 자제할 것을 주문했다.

외교부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판결을 비롯한 다양한 한일 간 현안에 대해 외교당국 간 긴밀한 소통을 이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4부(재판장 김정곤)는 지난 8일 “일본제국이 침략전쟁 중에 조직적이고 계획적으로 운영한 위안부 제도로 인해 상시적 폭력과 강제이동, 납치, 성폭력 등의 피해를 입었다”며 피해자들에게 일본이 1인당 1억원씩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1991년 고 김학순 할머니 폭로로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국내외에 전면적으로 드러난 이후 약 30년 만에 피해자들이 처음으로 법정에서 배상청구권을 인정받았다.

일본 정부는 판결이 “국제법 위반”이라고 반발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는 이날 총리관저에서 기자단과 만나 “국제법상 주권국가는 타국의 재판권에 복종하지 않는다”면서 “한국 정부가 국제법 위반을 시정하는 조치를 취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일본 외무성은 남관표 일본 주재 한국대사를 초치(안으로 불러들이는 것)해 판결에 항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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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지영 기자 g0g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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