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스케치-서울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시 전경. 2020.7.3.김재훈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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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에 내 집 마련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정부의 잇단 고강도 규제 발표에도 속절없이 뛰는 주택가격이 '더 늦으면 내 집 마련을 못할 것 같은' 소비자 불안심리를 부추기고 있다. 자극 받은 주택 소비심리는 청약경쟁률 급등, 청약자 수 증가 등 청약시장에서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정부가 집값 상승과 관련해 마땅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는 이상 수요자 매수심리에 기인한 '패닝바잉(공황매수)'은 더욱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8일 국토연구원 발표의 '2020년 11월 부동산시장 소비자심리지수'에 따르면, 전국 주택시장(매매·전세) 소비심리지수(134.9)는 전월보다 3.6 포인트 상승했다. 수도권(134.5)은 전월 대비 2.5 포인트 올랐으며, 같은 기간 비수도권(135.2)도 4.9 포인트 뛰었다.
지역별 소비심리지수(전월 대비)는 전국이 141.1로 8.7 포인트 올랐으며, 수도권(138.1)과 비수도권(144.3)이 각각 8.2 포인트 ,9.3 포인트 상승했다. 지역별로는 울산 166.8, 대구 159.5, 부산 153.4, 세종 147.3, 광주 145.2 등 지방이 주택 소비심리 상승을 주도했다.
수요자들의 심리는 청약시장 관련 수치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전국기준 1순위 청약경쟁률(부동산114 자료 참고)은 27.51대 1로, 직전 3년(2019년 15.16대, 2018년 14.98대, 2017년 12.19대 1) 경쟁률을 크게 상회했다. 특히 '똘똘한 한 채' 열풍이 거센 서울의 경우 무려 88.22대 1의 1순위 경쟁률을 보였다. 이는 2019년(31.6대 1)와 2018년(30.37대 1) 대비 각각 약 2.8배, 2.9배 높은 경쟁률이다.
청약자 수도 크게 늘었다. 작년 전국 기준 1순위 청약자 수는 435만1827명으로 지난 5년 간(2015년 390만9711명, 2016년 420만690명, 2017년 222만6572명, 2018년 197만6220명, 2019년 231만7114명) 가장 많은 1순위 청약자 수가 몰렸다.
이처럼 수요자들이 내 집 마련을 서두르는 이유로는 단연 '부동산규제'가 꼽힌다. 정부는 작년에만 '2·20대책'을 비롯해 '6·17대책', '7·10대책', '12·17대책' 등 다양한 수요억제 및 공급대책을 쏟아냈다. 전국 대부분 지역이 조정대상지역으로 추가 지정되는 등 내 집 마련 여건이 악화되자 더욱 강력한 규제가 나오기 전에 무주택 실주요자들이 청약시장으로 내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도 불안심리를 자극했다. 작년 한 해 동안 전국 아파트의 3.3㎡당 월별 매매가격은 단 한 차례의 하락 없이 7.8%(1월 1513만원→12월 1631만원, 한국부동산원 자료 참고) 올랐다.
연초부터 내 집 마련을 계획 중인 수요자들을 타깃으로 한 사업장도 속속 분양에 나서고 있다. 대표 사업장으로는 평택 영신도시개발지구 A3블록 '평택지제역자이'(전용 59~113㎡ 1052가구), 서울시 종로구 '덕수궁 디팰리스'(아파트 전용 118~234㎡ 58가구·오피스텔 전용 40~128㎡ 170실) 등이 있다.
한 주택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정부 규제가 나와 시장 혼란이 가중되기 전에 내 집 매수에 나서려는 수요자들이 늘고 있다"면서 "가격마저 치솟는 상황에 기성 아파트보다 몇 년간 나눠 자금계획을 세울 수 있는 청약시장이 선호되는 만큼, 청약 경쟁률 상승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robgud@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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