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한국민속극박물관 제공 |
[MHN 문화뉴스 임건탁 기자] 한국민속극박물관이 예술신서 시리즈의 첫 번째로 '설위설경, 무와 예술'을 발간했다고 6일 밝혔다.
한국민속극박물관은 박물관이 보유한 콘텐츠를 바탕으로 전통문화가 현대 예술로 확대 재생산하는 자취를 추적해 나가고자 '한국민속극박물관 예술신서'를 기획했다. 이번 설위설경 발간은 그 첫 번째 시도다.
설위설경은 충청도 지방 무속에서 비롯된 것으로, 남자 무속인인 법사가 이른바 '앉은 굿'이 벌어지는 '경청(經廳)'에 종이로 만든 일종의 무구(巫具)를 설치하고 경을 읊는다는 뜻이다. 여기서 사용되는 종이 무구를 설위설경 또는 설경이라 부른다.
책에 담긴 설위설경은 굿에 등장하는 신장(神將)이 활약해 잡귀를 잡아 가두는 다양한 판과 틀을 기하학적 문양과 상징으로 만들어낸 것이다. 그러나 전통 무속에서 시작된 설위설경은 자생적 생명력을 획득하면서 설치 미술과 무대 미술, 공예와 시각 디자인 등에서 전방위적 현대 예술 기호로 나타난다.
이런 흐름을 반영해 이번 책은 우란문화재단 '신물지(神物紙)'의 전시기획자(장윤주), 극단 서낭당의 '넋전 아리랑' 공연 연행자(최일순), 장세일, 정해남 법사 등 명인들에게 직접 설위설경을 접한 종이공예가 도영미의 글과 생생한 사진으로 설위설경의 현 위치를 예술 현장에서 살피고 있다.
이 책의 하이라이트는 그다음 나타나는 수려한 화보다. 우리나라 무속의 큰 인물이며 무형문화재 기능 보유자들인 김금화·김유감·박병천·장세일의 무(巫)가 1인극, 전위 예술, 춤, 마임 등 현대 예술 분야의 대가들인 심우성·무세중·이애주·유진규의 예(藝)로 다시 태어남을 화려하게 보여준다. 설위설경이라는 원형이 굿판 벌이듯 예술로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것이다.
한편, 한국민속극박물관은 민속학자 심우성이 수집한 민속연극용 인형, 가면(탈), 전통 악기, 무속 자료, 각종 연희에 사용되는 소도구, 서적 등을 전시해 놓은 전문 박물관으로 충남 공주시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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