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인구구조 변화 점검’ 보고서
고용·소득충격에…결혼도 줄어
작년 출산율 0.86명으로 ‘추락’
고령인구 비율 日추월 빨라질듯
지난해 처음으로 우리나라 총 인구가 감소했지만, 이제 시작일 뿐이다. 코로나19 충격에 저출산 속도가 더욱 가팔라지며 고령인구 비율은 세계에서 가장 늙은 사회인 일본을 앞지르는 시기도 당초 예상보다 당겨질 전망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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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지난해 인구가 자연 감소하는 ‘데드크로스(dead cross)’에 첫발을 내디뎠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주민등록인구는 5182만9000명으로 1년 사이 2만1000명 줄었다. 지난해 태어난 아이가 27만6000명에 불과해 연간 출생아 수가 30만명을 밑돈 점이 인구 감소에 큰 영향을 줬다.
한국은행은 최근 내놓은 ‘포스트(後) 코로나 시대 인구구조 변화 여건 점검’ 보고서에서 “현재 우리나라의 고령인구 비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국 중 29위 수준인데 세계 1위인 일본을 앞서게 되는 시점이 당초 예상됐던 2045년(2019년 통계청 장래인구추계상 중위 시나리오 기준)보다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판단했다.
보고서는 “최근 우리나라의 출산율 하락 속도가 예상보다 훨씬 빠른데다 코로나19의 혼인·출산 충격도 청년층 인구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상대적으로 클 것으로 예상된다”며 “출산·혼인율을 결정하는 경제·사회·문화적 요인 가운데 코로나19는 주로 고용·소득 여건과 결혼·자녀관, 혼인·출산 연령 측면에서 출산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통계청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지난 2018년 세계에서 유일하게 0명대(0.98명)를 기록한 후 코로나19가 강타한 지난해 3분기에는 0.84명까지 하락했다. 통상 4분기에는 출산율이 더 낮아지는 경향이 있어 올해 연간으로는 0.85명을 하회할 가능성이 높다.
통계청은 2019년 실시한 장래인구추계에서 저위(비관적) 시나리오를 추계한 결과, 한국의 고령인구 비율은 2043년 36.40%까지 오르며 일본(36.35%)을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본격적으로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는 시점은 2025년으로 분석된다. 통계청은 고령인구(65세 이상) 비중이 2025년에 20%를 넘고, 2035년 30%를 초과할 것으로 추계했다. 국제연합(UN)은 만 65세 이상 고령 비율이 7% 이상이면 고령화 사회, 14% 이상이면 고령 사회, 20% 이상이면 초고령화 사회로 분류한다.
현재와 같은 저출산·고령화 추세가 지속된다면 2067년 인구 절반이 노인인 사회가 도래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해 7월 보고서에서 40년 후인 2060년엔 인구가 절반 이하로 줄고 생산가능인구는 48.1%, 현역병 입영대상자는 38.7%, 학령인구(6∼21세)는 42.8%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생산가능인구 한 명이 부양해야 할 노인 수는 0.22명에서 0.98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현재는 생산가능인구 약 5명이 노인 한 명을 부양하지만, 40년 후엔 생산가능인구 1명이 노인 한 명을 떠받쳐야 한다는 얘기다.
한은은 저출산·고령화로 인해 2026∼2035년 경제성장률이 0.4% 수준으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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