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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16개월 입양아 '정인이 사건'

"제2의 정인이 막으려면 재학대 신고 아동부터 분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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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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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 271일 만에 양부모의 학대로 숨진 16개월 정인이 사건에 대해 충격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추모 물결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인이 양부모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는 진정서를 쓰는 움직임까지 확대되면서 파문이 거세지고 있다.

4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 13부에 접수된 탄원서는 지난해 31일 기준 386건으로 파악됐다. 이는 새해 주말 접수된 탄원서는 뺀 수치다.

탄원서 제출을 주도한 공혜정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는 4일 매경닷컴과의 통화에서 "그것이 알고싶다 방영 이후 (법원에) 진정서가 들어가고 있다"며 "진정서는 저희로부터 시작됐으나 협회 차원이 아닌 전국민적인 차원이 돼야한다"고 밝혔다.

이어 또 다른 정인이를 막기 위해서라도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공 대표는 "특히, 재학대 신고 아이들만이라도 즉각 분리해서 제발 (맞은 곳이 있는지에 대한) 신체검사 좀 해줬으면 좋겠다"며 "그 아이가 맞기 전까지 부모가 제대로 아이를 훈육하는 방법을 배우고 인식 전환됐을때까지 좀 장기적으로 분리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앞서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 '16개월 입양아 진정서 양식'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참여를 촉구했다. '정인이 진정서 양식 파일'을 게재하고 참여를 촉구했다. 해당 파일을 다운로드 받은 뒤 주민번호 앞자리, 주소, 전화번호 등을 작성하면 13일부터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시작되는 정인이 양부모 공판에 진정서를 제출할 수 있다. 공 대표는 아동학대 예방에 대해 '인식의 전환'이 가장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교육과 엄벌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제도 이전에 사람이다. 사람이 (학대를) 안하게 만들면 된다"며 "아이를 때려서 가르쳐야 한다는 인식개선이 필요하다. 제도나 시스템은 아동학대가 발생한 이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 대표는 학교 체벌 문제를 예로 들면서 "이전엔 훌륭한 부모님들이 (우리 아이를 위해) 선생님께 회초리를 가져다 주는 등 체벌이 당연시 되는 분위기였다"며 "학교 체벌 금지가 된 후부터는 처벌이 들어가니까 인식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어 "시대에 따라 문화가 바뀌고 가치관이 변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선 경찰관들의 인식개선과 교육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공 대표는 "아동폭력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현장에서 '아이고, 그 맘때 아이들 다 울어요' '맞은 곳이 더 심해지면 연락주세요'라고 말한다"며 "물론, 경찰관이 대응 매뉴얼이 있다. 하지만 아동 발달을 비롯해 아동심리, 아동 특성에 대해서도 교육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는 지난 2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가 방송된 이후 '정인아 미안해' 추모 챌린지를 제안한 바 있다. 이에 시민들과 스타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애도를 표했다.

'#정인아 미안해' 키워드를 해시태그로 사용한 게시물은 4일 오후 1시20분 기준 4만 4919개에 달한다.

방탄소년단 지민은 지난 3일 오후 팬 커뮤니티를 통해 '정인아 미안해'라고 적은 글을 게재했다.

배우 이병헌의 아내인 배우 이민정은 아들 준후와 함께 동참했다. 이민정은 아들 준후가 "정인아 미안해. 준후 오빠가"라고 적은 사진을 공개하며 "이 세상에 다시는 없어야 할 일. 너무 마음이 아프다. 그리고 소름이 끼친다"는 글을 올렸다.

한편 경찰은 지난 11월 정인이 양부를 아동학대 방임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 양모를 아동학대치사 등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 양부모는 정인양에 대해 "소파 위에서 첫째랑 놀다가 떨어졌다"며 사고사를 주장했다. 하지만 전문가는 사망한 정인 양의 상태를 보고 "배가 피로 가득 차 있었고 췌장이 완전히 절단돼 있다"라고 주장했다. 게다가 정인 양 양쪽 팔과 쇄골, 다리 등에 골절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재판은 오는 13일 시작될 예정이다.

[맹성규 매경닷컴 기자 sgmaeng@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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