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방조혐의도 ‘불기소’ 의견 송치
2차 가해 관련 15명 기소, 7명 기소중지
여성계 “경찰, 사법기관 책무 저버렸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생전 모습. [서울시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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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채상우·주소현 기자]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가 결국 불기소(공소권없음) 의견으로 종결됐다. 여성계에서는 경찰이 사법기관으로서의 책무를 저버렸다고 비난하고 있다.
사건을 수사한 서울경찰청은 29일 “피해자와 참고인을 조사하고 제출 자료를 검토했으나, 지난 7월 10일 오전 1시께 박 전 시장이 사망한 채 발견돼 법규에 따라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 이라고 밝혔다.
서울시의 부시장과 전·현직 비서실장 등 7명에 대한 성추행 방조 혐의에 대해서는 “휴대전화에 대한 포렌식을 위해 압수영장을 두 차례 신청했으나 모두 기각돼 확인하지 못했다”며 “이에 따라 입증할 증거가 부족해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 이라고 했다.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고소건에 대해서는 ▷‘고소 문건 유포 행위’와 관련해서는 성폭력처벌법 위반(비밀준수 등) 혐의로 5명 기소▷온라인상 ‘악성 댓글 작성 행위’ 관련 정보통신망법 위반(명예훼손) 등 혐의로 4명 기소·2명 ‘군부대 이송’·2명 기소중지 ▷‘제3의 인물사진을 피해자라며 게시한 행위’ 관련 정보통신망법위반(명예훼손) 혐의로 6명 기소·6명 기소중지 의견으로 송치할 예정이다. 별도로 ‘피해자의 실명게시행위’에 대해 피의자 1명을 입건 조사 중이다. 박 전 시장의 사망 경위에 대해서는 범죄 관련성을 찾지 못했다며 ‘자살’로 내사 종결할 예정이다.
여성계에서는 이번 경찰의 수사 종결에 대해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서울시장위력성폭력사건공동행동의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장은 “경찰이 해당 내용에 대한 수사를 철저히 했는지 되묻고 싶다” 며 “피해자가 원하는 건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는 것뿐이 었지만, 사법기관인 경찰이 이런 책무조차 버렸다”고 비판했다.
앞서, 박 전 시장은 지난 7월 9일 자살 암시 메시지를 남긴 채 실종됐다. 다음날 서울 종로구 와룡공원 인근에서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 서울경찰청은 지난 7월 16일부터 5개월 간 ‘전담수사TF’ 를 구성하고 박 전 시장의 성추행 혐의를 조사해 왔다.
경찰은 지난 7월과 12월 11일, 두 차례에 걸쳐 박 전 시장의 휴대전화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은 “압수할 물건과의 관련성 소명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기각했다. 이에 결국 성추행 혐의는 증명하지 못하고 사건은 종결됐다.
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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