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정쩡한 2.5단계 대신 셧다운으로 코로나19 확산세 잡아야"
"생계위협, 강제로 문 닫는 건 피해야" 반대 목소리도 커
27일 서울시내 한 전통시장에 위치한 커피전문점에 임시휴무 안내가 붙어 있다. © News1 유승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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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정부가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를 연장하면서 자영업자들이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일부 자영업자들은 최근 3주간 이어진 2.5단계 조치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크게 줄지 않자 방역에 대한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차라리 3단계 상향을 요구하고 있다. 자영업자가 피해를 보는 건 2.5단계나 3단계나 마찬가지인데 잠깐이라도 3단계로 격상해 코로나19 확산을 원천 차단하는게 낫겠다는 취지에서다.
반면 3단계는 도시 봉쇄에 준하는 만큼 생계에 직격탄을 맞게 돼 차라리 2.5단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자영업자들도 있다.
◇ "밥줄 끊길까 걱정되지만...3단계 격상으로 코로나 확산세 멈추는게 우선"
3단계 격상에 찬성하는 자영업자들은 일주일간 하루 평균 코로나19 확진자가 800~1000명 이상 등 최근 3단계 전환 기준을 충족한 상황에서 왜 방역 당국이 거리두기를 강화하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인천 부평구에서 프랜차이즈 카페를 운영하는 김모씨(53)는 "11월 말부터 매장 내 취식이 금지되면서 한 달 넘게 포장·배달만 하고 있는데 하루 매출이 10만원 남짓"이라며 "이렇게 시간만 보낼 바에는 차라리 3단계로 격상해 영업을 멈추고 나도 좀 쉬고 싶다"고 말했다.
같은 지역에서 스터디카페를 운영하는 박모씨(62)는 "2.5단계로 격상된 이달 6일부터 하루 평균 10명도 오지 않고 있다. 그래도 전기료, 수도세 등 업장 관리비는 코로나 이전과 같은 규모로 계속 빠져나가고 있다"며 "단기간에 바짝 확산세를 잡으면 다시 정상적으로 영업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이라도 있을 텐데 지금은 희망도 없는 채로 일을 계속해야 하니 지친다"고 한숨을 쉬었다.
이들의 푸념처럼 지난 2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본인을 자영업자라고 소개하며 신속한 3단계 격상을 요구하는 글들이 다수 올라오기도 했다. 이들은 통제 불능 상황에 도달하기 전에 정부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방역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통해 영업에 타격은 입겠지만 코로나19 확진자 확산세를 줄일 수만 있다면 장기적으로는 더 이득이라는 논리다.
인천 남동구에서 100평 규모의 프랜차이즈 음식점을 하고 있는 이모씨(64)도 "3단계 격상으로 밥줄이 끊기는 상황이 우려되기는 하지만 점심 시간 손님이 1~2테이블밖에 안 차는 모습을 보면 아무 의욕이 안 생긴다"며 "확진자가 늘어나는 것보다는 일주일 정도라도 3단계를 적용해 코로나 확산세를 멈추게 했으면 한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요즘 뉴스 보면 서울, 지방 가리지 않고 관광 명소에 사람들이 북적이던데 어떻게 확산세가 잡히겠나"며 "이대로 가면 일일 확진자수 2000명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차라리 셧다운이라도 시켜 모든 국민이 불필요한 외출을 하지 못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12.27 © News1 박지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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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단계시 다 굶어 죽어…다른 조치 찾아야" 반대도
다만 일각에서는 거리두기 3단계 격상에 대해 큰 우려를 내비치고 있다. 특히 현재 2.5단계에서도 실내체육시설 집합금지 명령이 내려져 3주째 문을 닫고 있는 스크린골프 매장 업주의 걱정이 크다.
서울에서 스크린골프장을 운영하는 이모씨(42)는 "끝이 어딘지 모르는 터널을 걷고 있는 기분"이라며 "영업정지보다는 제한된 형태라도 영업을 하는게 낫지 않겠나"라고 호소했다.
힘들게 일을 하며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자영업자들과 고용원들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인천 계양구에서 식당을 운영 중인 오모씨(50)는 "3단계로 격상하면 필수 업종이 아닌 이상 가게 문을 닫아야 하는데 이는 매출 감소와는 차원이 다른 문제"라며 "장사 접고 잠깐 쉬고 싶다는 사람은 어느 정도 여유가 되는 사람들"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나처럼 은행 대출금이 이미 쌓일 대로 쌓인 사람은 영업을 정지하면 다 굶어죽는다"며 "일괄적으로 문을 다 닫는 것 말고 다른 방안을 찾아야 한다. 가게 문을 강제로 닫는 일만은 피하고 싶다"고 우려했다.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정직원으로 일하는 이모씨(27) 역시 "2.5단계로 카페 운영이 9시까지로 제한되고 손님이 많이 줄었지만 어쨌든 월급받는 입장에서는 이렇게라도 유지가 돼야 한다"며 "3단계로 가면 무급휴직으로 갈 수밖에 없는데 보험료, 휴대폰 요금 등 고정 지출을 생각하면 벌써 막막하다. 어떻게든 3단계로 가는 것은 막아야 한다"고 울상을 지었다.
eggod61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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