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박주민 아직 ‘고민 중'
추미애·임종석 거론만 될 뿐
대선 주자급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서울시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뒤 보궐선거 체급이 높아졌다. 국민의힘의 룰은 여론조사가 예비경선은 100%, 본경선은 80%지만 모두 100%로 하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흥행을 위한 것이다.
이와 달리 더불어민주당은 조용하다. 서울시장 출마 선언을 한 것도 우상호 민주당 의원 한 명뿐이다. 물망에 오른 사람들 모두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우상호 의원은 다음 총선 불출마 선언까지 하며 배수진을 쳤다. '마지막 정치 도전'이라는 호소다. 86세대 대표 주자로서 서울 서대문구에서 4선을 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출마 선언을 하지 않았지만 이미 오래전부터 서울시장 유력 후보군에 들어가 있었다. 장관으로서 중소벤처기업부의 존재감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미 두 차례 서울시장 선거에 뛰어든 바가 있고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도 있다. 초선이었던 2018년 '힘없는 자들의 힘'이라는 슬로건으로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당 최고위원이 됐다. 올해 8월 전당대회 때는 당 대표에 출마했지만 3위로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안철수 대표의 출마 선언으로 여권에선 '체급'을 두고 초조함이 읽힌다. 그러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거론되고 있다. 여당에서도 중량급 인사가 나올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우 의원을 빼고는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힌 사람이 없다. 주저하는 이유가 뭘까.
민주당 A의원에 따르면 요즘 박영선 장관은 서울시장 출마 의사를 물으면 대답하지 않는다고 한다. 지난 23일 방송 인터뷰에서 박 장관은 "중기부 장관으로서의 (코로나19 대응) 책임이 중요하다"며 "이번 서울시장 선거가 중요한 선거이기 때문에 신중한 처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민 또는 복잡한 상황이 엿보인다.
민주당 B의원은 "시기를 가늠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장관으로 잘하고 있고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데, 기울어진 운동장이 될 수 있는 선거에 뛰어드는 일이 고민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었다. 야권 후보와 일대일 구도가 만들어지고 추대 분위기로 흐르는 것이 박 장관에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미 출마 선언을 한 후보가 있어, 자칫 공정성 시비에 휘말릴 수 있다.
박주민 의원은 다른 지점에서 고민이 깊어 보인다. 이미 네 달 전 전당대회에도 출마한 만큼 또다시 서울시장 후보로 나서는 게 부담일 수 있는 것이다. 당시 박 의원은 '서울시장 출마는 포기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당 대표 선거에 집중하겠다"고 답했다. 지난 18일 라디오방송에서 "결심하기가 쉽지 않다"며 "계속 고민하고 있는데. 최대한 빨리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또 서울시장에 출마하려면 충분한 비전과 정책 구상을 보여줘야 하는데 역시 시간이 필요한 부분이다.
추미애 장관의 경우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를 문재인 대통령에게 재가받으며 이미 사의를 표명했다. 차후 행보에 대한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그것이 서울시장일 수도, 대선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징계에 대한 법원의 집행중지 결정으로 정치적 타격을 입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계 은퇴를 선언했던 임종석 전 실장은 윤 총장의 징계처분 효력 집행정지 신청을 법원이 인용한 것을 보고 "뭔가 할 일을 찾겠다"는 글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남기기도 했다. 출마로 해석될 수도 있는 말이다.
[주진희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