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 보육교사, 직장 내 갑질 제대로 대응 못해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된지 1년 5개월이 됐지만 보육교사 3명 중 2명은 여전히 직장 내 갑질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3일 직장갑질119는 지난 2일부터 11일까지 보육교사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직장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지난 1년간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했다는 응답은 63.2%(316명)로 직장갑질119가 지난 10월 전체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의 같은 응답률(36.0%) 대비 괴롭힘 경험이 1.75배 높게 나타났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 이후 직장 내 괴롭힘이 줄어들었냐는 질문에 ‘직장 내 괴롭힘이 줄지 않았다’는 응답은 72.2%(361명)에 달했다. 괴롭힘을 경험한 응답자(316명)의 78.2%는 괴롭힘이 심각하다고 응답했다.
대다수 보육교사가 직장 내 갑질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 역시 조사 결과 드러났다. 괴롭힘 발생 시 49%가 ‘참거나 모르는 척 했다’고 응답했고, 31.0%는 ‘회사를 그만두었다’고 답했다. 괴롭힘 경험자 중 50.6%는 ‘진료나 상담이 필요했지만 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참거나 모르는 척 하는 이유에 대해 가장 많은 응답자(62%)는 ‘대응을 해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아서’라고 답했다. ‘향후 인사 등에 불이익을 당할 것 같아서’라는 답도 19.6%에 달했다.
괴롭힘 가해자는 대표(원장 또는 이사장 등 어린이집 대표)인 경우가 70.6%로 가장 많았다. 직장 내 괴롭힘 예방 교육을 받은 적이 있다는 응답은 40.0%에 불과했다.
이와 관련해 직장갑질119는 “어린이집의 경우 작은 규모의 사업장이 많고 원장이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다”며 “5인 미만 사업장의 경우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해도 신고할 엄두를 내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해자에 대한 처벌조항과 조치의무 불이행에 대한 규제가 없는 반쪽짜리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때문에 어린이집 보육교사들이 ‘갑질 원장’으로부터 고통받고 있음이 설문조사에서 드러났다”고 말했다.
박지원 기자 g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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