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서울시장 출마 선언 "야권에 혁신·희망 불어넣겠다"
與 "헛꿈 꾸지 말라" 비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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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한 가운데 여당이 '홍길동 후보', '변절자' 등의 표현을 쓰며 비판 공세에 나섰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안 대표를 향해 "자신의 거취를 18일 만에 바꾸는 것이 과연 정치인으로서 바람직한 모습일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4선 중진인 우 의원은 지난 13일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한 바 있다.
우 의원은 안 대표를 향해 "서울시장 출마 의사가 없다고 밝힌 게 불과 18일 전"이라며 "몇 년 전 저는 안 대표를 가리켜 말 바꾸기가 여의도 국보급이라 한 적이 있는데, 말을 바꾸는 정치인들은 그나마 사과라도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출마 선언이 아닌 사과"라고 꼬집었다.
이어 "어느 땐가부터 대권을 노리는 정치인들이 서울시장을 정치적 정거장처럼 여기는 모습을 보인다"면서 "이는 명백히 서울시민들에 대한 모독"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더군다나 야당 간의 합의도 없이 불쑥, 스스로를 가리켜 야권 단일후보라 지칭하는 것은 다른 야당들에 대한 모독이자 오만함"이라고 일갈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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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홍 민주당 의원 또한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서울 시민은 변절자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는 안 대표를 향해 "그래도 새정치민주연합 수석대변인 시절 공동대표로 함께 일했던 인연이 있으니 마지막으로 충고한다"면서 "헛꿈 꾸지 마시라"고 일갈했다.
이어 안 대표가 지난 2017년 대선 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와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공약했다가, 최근 이를 비판했다고 언급하며 "안 대표가 '변절'한 것으로 볼 수 있느냐, 그건 애매한 것이 사실"이라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그가 출마하면 중도 사퇴할 리가 없으니 민주당 입장에선 야권 분열을 노릴 수 있다만, 그래도 우리 정치가 너무 희화화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진심으로 충고한다"며 "달리기를 하시든, 다시 연구를 하시든, 정치는 그만하시라"고 말했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안 대표를 '홍길동 후보'라고 표현했다. 그는 안 대표가 야권 단일후보로 나서겠다고 말한 점을 지적하며 "아버지를 아버지라고 말 못 하는 홍길동처럼 국민의당 후보라고 당당하게 말 못 하는 홍길동 후보가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안철수는 홍길동인가? 국민의당 대표로서 서울시장에 출마한다면서도 '당당하게 국민의당 후보로 싸워서 이기겠노라'고 말못하고 야권 단일후보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그런 당 뭔 필요가 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결론적으로 말해 안철수의 출마 선언은 불출마 선언 같고 안철수의 출마 선언이 아니라 홍길동의 출마 선언 같다"고 덧붙였다.
앞서 안 대표는 "고심 끝에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박원순 변호사에게 서울시장 후보를 양보한 이후 10년 만에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서게 됐다.
안 대표는 19일 오후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문재인 정권의 폭주를 저지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말씀들, 그리고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게 후보를 양보했던 제가 결자해지해서 서울시정을 혁신하고 정권교체의 교두보를 확보해 달라는 요구들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문재인 정권 3년 반, 나라도 민생도 야권도 절체절명인 상황에서 반드시 승리해 정권의 폭주를 저지하고 실정을 바로잡아 나라와 야권 전체에 혁신과 희망의 기운을 불어넣겠다"고 강조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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