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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라임·옵티머스 사태

초유의 검찰총장 정직…라임·옵티머스 사태도 영향 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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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직 처분에 법적 대응 방침을 밝힌 윤석열 검찰총장이 16일 대검찰청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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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가 16일 윤석열 검찰총장의 ‘정직 2개월’ 징계를 결정하면서, 검찰이 수사 중인 주요 사건에 미칠 영향이 주목받고 있다. 정권을 겨냥한 수사도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검찰이 집중 수사 중인 대표적인 비리 의혹 수사는 크게 4가지다. 가장 주목 받던 검찰 수사는 월성 1호기 사건이다. 검찰은 원전 조기 폐쇄라는 의사결정 과정에 청와대 등 권력층이 영향력을 미쳤는지 수사 중이다. 감사원은 지난 10월 ‘월성 1호기 경제성이 낮게 평가됐다’고 감사보고서를 발표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들이 감사 직전 원전 관련 문건 444건을 삭제한 사실도 드러났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시로 직무에서 배제됐던 윤 총장이 지난 1일 법원의 직무배제 집행정지 결정으로 복귀하자마자 챙겼던 것도 원전 수사였다. 검찰은 지난 4일 문건 삭제를 지시·실행한 혐의로 산업통상자원부 국장급 공무원 2명을 구속했고, 한국수력원자력 임·직원도 소환조사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헌정 사상 초유의 검찰총장 정직 사태가 벌어지면서 원전 수사팀도 숨고르기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서울지방변호사회장을 지낸 김한규 변호사는 “수사를 총괄 지휘하는 검찰총장이 배제된만큼 원전 등 주요 수사는 숨고르기 기간을 거칠 것”이라며 “검찰총장 정직 기간 법무부가 검찰 고위 인사를 진행하면, 수사 주체 재편으로 수사 방향도 재정비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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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가 윤석열 검찰총장에 2개월 정칙을 처분한 16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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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겨냥 수사 동력 위축 우려



금융사기 행각으로 투자자에게 막대한 손실을 입힌 라임자산운용과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사기·로비 의혹 수사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검찰은 라임·옵티머스 관계자가 저지른 대규모 펀드 사기의 배경에 정·관계 인사가 연루했는지 수사 중이다. 서울남부지검의 라임 수사와 서울중앙지검의 옵티머스 수사는 큰 진척이 없는 상태에서 일정이 일부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라임 사건 수사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은 이미 지휘권이 박탈당한 상황이다. 추미애 법무부장관은 지난 10월 19일 헌정 사상 세 번째로 검찰총장을 상대로 수사지휘권을 발동했기 때문이다. 당시 조치로 추 장관은 라임 수사팀에게 대검찰청 등 상급자 지휘 감독을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수사할 것을 지시했다.

나승철 전 서울지방변호사회장은 “검찰총장이 외풍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는데, 검찰총장이 라임·옵티머스 사건을 의지를 갖고 추진했다면 수사에 지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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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에 정직 2개월 처분을 내린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지검의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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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 수사도 주목된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청와대가 문재인 대통령의 친구인 송철호 후보를 당선시키고, 김기현 전 울산시장을 낙선시키기 위해 경찰에 수사지휘를 했다는 의혹이다. 김 전 시장이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울산시장 후보로 확정된 당일 울산지방경찰청은 그를 측근 비리 혐의로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김 전 시장을 무혐의로 판단했고, 송철호 후보는 당시 선거에서 당선됐다.

검찰총장이 자리를 비우는 동안 주요 수사의 컨트롤타워는 조남관 대검찰청 차장검사가 총장 권한을 대행한다. 윤 총장 측은 “검찰총장이 자리를 비우는 그 자체로 진행 중인 주요 검찰 수사에 직접적 영향을 준다”는 입장이다. 윤 총장 측은 이번 정직 처분이 불법·부당한 조치라며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의향을 밝힌 상황이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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