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여자 서울남자 길을 묻다·균형이라는 삶의 기술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으로 시작하는 애국가는 나라 사랑의 정신을 일깨우는 우리 민족의 대표 음악이다. 그런데 이 애국가에서 민족정기와 자존감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가? 감춰진 진실은 또 뭘까?
소리꾼이자 문화운동가인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대한민국의 상징이요 대한 국민의 자부심이어야 할 '애국가'에 친일·친나치 부역자(안익태.일제시대 이름 '에키타이 안')의 곡조를 계속 사용하는 것은 국가의 수치요 민족의 치욕이며 국민 자존심에 대한 모독이다"고 통렬하게 비판한다. 더불어 애국가의 작사자는 윤치호가 아니라 도산 안창호라고 논증을 통해 강력히 주장한다.
저자는 "이제 본격적으로 '애국가 바로잡기' 국민운동을 시작해야 할 시기"라며 "애국가를 바로잡는 일이야말로 우리 사회의 기저질환인 친일잔재 청산을 위한 상징적인 과제"라고 역설한다. 그러면서 '새로운 애국가'를 위한 대안으로 현행 애국가 가사는 그대로 하되 곡조를 대체하는 방안과 애국가로서 손색없는 좋은 노래를 발굴해 보급하는 방안을 제시한다.
한국학중앙연구원. 316쪽. 1만5천원.
▲ 평양여자 서울남자 길을 묻다 = 로창현 지음.
재외동포 언론인인 저자는 2018년 11월 처음 북한을 방문 취재했고 지난해 3월에 두 번째로 방북했다. 그리고 같은 해 9월과 10월에도 연속 방북하는 등 1년 사이에 네 차례에 걸쳐 방북 취재를 했다. 방북은 어떤 단체나 기관을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철저히 독립적이고 자의적인 취재였다.
저자는 생생한 북녘의 모습과 주민들의 생활상, 생각들을 다양한 에피소드와 함께 풀어낸다. 무엇보다 북에 대한 고정관념과 편견, 오해가 우리의 의식 깊은 곳에 얼마나 내재돼 있는가를 체험 사례를 통해 일깨운다. 그러면서 남북의 겨레는 말이 통할 뿐 아니라 생각하고 느끼는 것마저 다를 바 없는 한 핏줄임을 확인하고 차가운 머리보다는 뜨거운 가슴으로 서로를 바라보자고 호소한다.
'자고 일어나면 달라지는 평양', '휘발유 조개구이의 추억', '다시 싸는 평양행 가방' 등 모두 3부로 구성된 책을 읽다보면 저자와 함께 평양을 비롯한 북녘의 곳곳을 여행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통일기러기 남북 하늘을 잇다'라는 부제처럼 다양한 글과 사진으로 겨레의 하나됨을 간절히 소망하는 기행서라고 하겠다.
정음서원. 244쪽. 1만3천500원.
▲ 균형이라는 삶의 기술 = 이진우 지음.
현대에 우리 사회는 항상 일방적 선택을 강요해왔다. 산업화와 민주화 과정이 압축적으로 진행되는 동안 사회는 더욱 극단화됐다. 좌파와 우파, 고도성장과 민주화, 평등과 자유 사이에는 대화와 타협을 추진할 교량이 아닌 오히려 갈등과 적대감을 부추길 깊은 강이 놓여 있었다.
중도보다는 극단이 훨씬 힘을 발휘하는 사회에서 자신의 삶을 선택하는 건 결코 쉽지 않다. 분열과 혼란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자기 중심을 지키며 인간답게 살 것인가. 포스텍 인문사회학부 교수인 저자는 철학한다는 것은 곧 사는 법을 배우는 일이라며 "참을 수 없는 삶의 공허와 가벼움을 극복하기 위해선 균형의 힘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이를 위해 저자는 수천 년 전 그리스 철학의 정원에서 길어낸 불멸의 지혜를 들려준다. '중용'을 강조한 아리스토텔레스, 세네카, 에픽테토스 등 스토아 철학의 잠언들을 통해 "인생은 삶과 죽음의 완벽한 균형이며, 균형이 없이는 우리의 삶도 온전히 존재할 수 없다"고 거듭 강조한다.
인플루엔셜. 308쪽. 1만6천원.
id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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