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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尹 찍어내다 발등찍은 與…40대·진보층서 지지율 대폭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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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나란히 현 정부가 출범한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3일 발표됐다. 사진은 이날 오후 광화문 신호등 앞에서 바라본 청와대 전경. [이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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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 지지율'로 불리던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간 갈등이 직격탄이 됐다. 심리적 마지노선이던 대선 지지율(41%)이 붕괴된 것은 물론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최저치인 30%대까지 주저앉았다. 임기가 1년6개월여 남은 문재인정부로선 마지막 국정운영의 동력을 이어가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지만 검찰총장과 대통령이 맞서는 형국으로 치달을 정도로 권력 누수 현상이 심화되면서 '레임덕'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가뜩이나 성난 부동산 민심에 1년 가까이 지속되고 있는 추미애·윤석열 논란이 기름을 끼얹은 데다 재확산 중인 코로나19도 악재가 됐다. 한국판 뉴딜 등 임기 말 국정과제는 이미 존재감을 상실해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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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 조사에 따르면 문 대통령 국정 지지도(긍정평가)는 37.4%로 6.4%포인트나 떨어진 반면 부정평가는 57.3%로 5.1%포인트나 상승했다. 긍정평가는 정권 출범 후 최저, 부정평가는 최고치로 긍·부정 격차는 19.9%포인트까지 벌어지게 됐다. 지난 4·15 총선 직후만 해도 국정 지지율은 60%를 넘어섰다. 5월 초에는 무려 70%를 뛰어넘을 만큼 고공비행을 이어갔다. 문 대통령 임기 후반기 국정운영도 날개를 다는 듯했고 레임덕 없는 대통령에 대한 여론의 기대도 컸지만 8개월 만에 지지율이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특히 '철옹성'처럼 문 대통령 지지율을 떠받치던 지지층의 이탈이 두드러졌다. 여권 '텃밭'인 호남에선 무려 13.9%포인트나 폭락했다. 핵심 지지층이던 진보층, 40대(5.9%포인트), 여성 지지율 역시 낙폭이 컸다. 이념 성향별로는 진보층(7.8%포인트)과 중도층(5.5%포인트)에서 크게 떨어졌다. 권역별로도 호남을 비롯해 대전·세종·충청(14.9%포인트), 부산·울산·경남(10.4%포인트)이 두 자릿수 낙폭을 기록했다. 리얼미터는 "윤 총장의 직무배제 이슈가 진보층에서 진영 내 이탈과 충격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5%포인트다. 여권 내에선 이처럼 '집토끼' 이탈이 심각해지면서 지난해 '조국 사태' 때보다 위기감이 더 커지고 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거취가 논란이 됐던 지난해 10월 국정 지지율은 41.4%였다. 당시에는 조 전 장관을 옹호하는 '촛불시위'가 일어날 만큼 핵심 지지층의 굳건한 지지를 기반으로 지지율 추가 하락을 막았지만 이번엔 양상이 다르다. 문 대통령과 집권여당의 검찰개혁이란 명분은 사라진 채 1년 가까이 지속되는 추미애·윤석열 간 '진흙탕 싸움'만 뇌리에 박히면서 국민적 피로도는 임계치를 넘어선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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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추미애·윤석열 후폭풍에 휘청이고 있다. 정당 지지율에서 민주당은 5.2%포인트 하락한 28.9%로 나타났다. 반면 국민의힘은 3.3%포인트 상승한 31.2%를 기록했다. 민주당 지지율 역시 문재인정부 출범 후 최저치다. 오차범위 내지만 국민의힘이 민주당을 역전한 것이다. 역시 호남, 여성 등 핵심 지지층 이탈이 컸다. 당장 내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둔 여당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이번 조사에서 서울에서 국민의힘이 32.4%로 민주당(28.4%)을 앞섰고 부산·울산·경남에선 국민의힘(38.5%)이 민주당(22.2%)을 크게 앞질렀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기획단장을 맡고 있는 김민석 민주당 의원은 "4월 선거까지 시간이 있는 만큼 여론조사 한 번에 지나친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고 전했다. 하지만 당내에선 검찰개혁과 부동산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을 놓고 반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문제는 추미애·윤석열 갈등은 물론 부동산, 코로나19 등 3대 악재 모두 좀처럼 반전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24차례나 대책을 쏟아냈지만 집값에 이어 전셋값이 여전히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고 그동안 정부의 방역 성공으로 지지율에 호재가 됐던 코로나19는 확산세가 연일 지속되면서 이젠 지지율 반등에 악재가 되고 있다. 무엇보다 정국의 '블랙홀'이 돼버린 추미애·윤석열 갈등도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두 차례 연기되며 10일 개최 예정인 윤 총장에 대한 징계위원회 결과에 따라 윤 총장의 소송, 추 장관의 거취 논란 등이 겹치며 사태가 일단락되긴커녕 극도의 혼란상을 이어갈 수도 있다. 추 장관과 윤 총장의 '마이웨이' 행보에 정치적 해법의 가능성은 크게 줄었지만 징계위가 개시되기 전까진 윤 총장 자진사퇴가 가능한 만큼 추미애·윤석열 동반사퇴 카드는 아직 유효하다. 청와대에선 징계위 결과를 문 대통령이 그대로 집행해야 하는 만큼 징계 수위와 무관하게 곧바로 재가한다는 방침이다.

[임성현 기자 / 문재용 기자 / 최예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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