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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3분기 국민총소득 2.4% 증가… 저유가로 수입물가 싸진 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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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세계경제 여파 반영한 유가의 하락… 韓수입물가 낮추는 효과
GNI·GDP디플레의 상승… "착시효과 유의, 소득기반 확충과는 별개"
한은 내년 고용전망은 추가 하향조정… "올해 취업자 20만명 감소"

올해 3분기 우리나라 국민이 벌어들인 국민총소득(GNI)이 전기대비 2.4% 증가했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2.1%)을 넘어선 수준으로 전분기(-2.2%)대비 대폭 상승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고용·소비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나온 결과다. 3분기에는 우리경제의 전반적인 물가 흐름을 나타내는 GDP디플레이터와 국민총처분가능소득 등도 상당히 개선된 수치를 나타냈다.

국민총소득이 늘어난 이유는 국제유가, 천연가스 등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수입물가가 떨어져 나타난 현상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석유에 대한 수요 감소가 예상되자 국제유가는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해와 내년 고용상황을 감안하면 이러한 지표를 근거로 우리나라의 내수 기반이 좋아졌다는 해석은 위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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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1일 서울 성동구 희망일자리센터 앞에서 시민이 구인 정보를 살피고 있는 모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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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3분기 실질 GNI는 전기대비 2.4% 늘었다. GNI는 전체 국민이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임금, 이자, 배당 등 모든 소득을 합친 것으로, 2017년 3분기(2.7%) 이후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통상 GNI의 성장률이 GDP를 넘어설 경우 국민들의 실질구매력이 높아졌다는 점에서 내수기반이 강화된 것으로 해석하지만 이번에는 예외다. 2분기 -2.2%를 기록했던 기저효과와 함께 수입물가 하락이 주원인이기 때문이다.

실질 GNI는 실질 GDP에 실질무역손실,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을 더해 산출하는데 3분기 GNI가 늘어난 가장 큰 배경은 실질무역손실 감소였다. 2분기 실질무역손실은 6조원에 달했지만 3분기에는 3조8000억원으로 감소했다. 반면 우리 국민이 외국에서 번 소득에서 외국인이 국내에서 번 소득을 뺀 실질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은 전분기 3조1000억원에서 1조9000억원으로 대폭 줄었다.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재확산되면서 이동제한, 가동 중단 등의 여파가 반영된 것이다.

3분기 GNI 성장률이 높아진 건 국제유가를 필두로 한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실질무역손실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 국제유가는 코로나19로 글로벌 수요 하락이 전망되자 지지부진한 흐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배럴당 61.13달러였던 월평균 두바이유가는 올해 9월에는 41.51달러로 떨어졌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국제유가는 세계경기 부진의 여파로 하락을 한 것"이라며 "글로벌 재확산으로 앞으로 유가 흐름도 많이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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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제공



명목GDP 성장률이 전기대비 2.8%, 전년동기대비 0.8%로 대폭 상승한 것 또한 기저효과, 수입물가 하락이 맞물린 결과다. 명목GDP는 실질GDP에 경제 전반의 물가 상황을 의미하는 'GDP디플레이터'를 반영해 산출하는데 이 GDP디플레이터는 2분기째 상승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3분기에는 전년동기대비 2.0%를 기록해 전분기(1.2%) 대비 대폭 올랐다. 수출가격에 비해 수입가격이 더 많이 하락한 영향을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박성빈 한은 경제통계국 국민계정부장은 "GDP디플레이터 같은 경우는 소비자 물가 같은 내수 물가에도 영향을 받지만 교역 조건에 큰 영향을 받는다"며 "우리나라는 수출이 전체 경제의 79.6%를 차지해 교역조건의 영향이 상당히 크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수입물가 하락으로 인해 국민총소득 관련 지표가 개선된 것은 해석에 신중함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한다. 수입 가격이 수출 가격보다 낮아진 만큼 실질 구매력이 증가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과 국민의 소득 기반 확충은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국외에서의 국민이 벌어들인 소득을 반영한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은 오히려 전분기 대비 하락했고, 올해와 내년 고용 전망도 어두운 상황이다. 한은은 지난달 26일 발표한 11월 전망에서 올해와 내년 취업자수 전망치를 -20만명, 13만명으로 제시해 지난 8월(-13만명, 20만명)대비 대폭 하향 조정한 바 있다.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우리가 수입하는 가격이 낮아진 만큼 구매력이 커져 소득이 늘어나는 것처럼 보일 수는 있지만 우리의 소득 기반이 올라갔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3분기에는 대외물가 하락으로 인한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며 "3차 대유행이 시작되는 걸로 봐서는 기본적으로 소득 여건은 더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조은임 기자(goodni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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