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스털링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골프를 치고 있다. /사진=[스털링=AP/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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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선 불복 선언이 미국 민주주의 역사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연방총무청(GSA)은 전날인 23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를 공식 승인하고 정권 인수인계를 시작했다. 지난 3일 대선이 치러지고 20일이 지난 뒤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대선 역사상 최초로 대선 불복 선언을 하면서 거의 한달에 가까운 시간동안 권력 이양 작업이 멈춰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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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불복 선언, 극심한 혼란과 분열 일으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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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는 "선거 결과를 뒤집으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시도가 분열과 혼란의 씨앗을 심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부정선거를 주장한 이후 열성 공화당원과 바이든을 지지하던 민주당원들이 극렬하게 대립했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선거관리위원회를 난입해 개표 중지 시위를 벌였고 바이든 지지자들 역시 결과에 승복하라는 시위로 맞불을 놨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원들로부터 면죄부를 부여받은 채 민주당원들에게 공포와 좌절감을 불러일으켰다"고 전했다.
CNN 역시 "트럼프의 불복 선언은 지지자들에게 바이든 승리에 대항해 '어떻게 행동하라'고 일종의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며 국가를 분열시킬 우려가 있다고 보도했다.
불복 선언이 미국 선거의 허점을 수면 위로 드러낸 중대 사건이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38년간 공화당 대표 선거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2000년 대선에서 조지 W. 부시를 도왔던 벤 긴즈버그 변호사는 "대선 불복 시도가 실패한만큼 미래의 어떤 대선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을 모방할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선거 시스템은 전에 없던 도전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거법의 허점으로 주 별로 상이한 최종 선거 결과 인증 기준, 선거인단을 통한 투표가 대중의 뜻에 반할 가능성을 꼽았다.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부정선거를 주장하며 시위를 벌이고있다/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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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방 빌미 제공한 불복 선언, 정치 혼란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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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다른 정치인들에게 일종의 떼를 부릴 수 있다는 빌미를 주게 돼 정치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단 우려도 나온다.
NYT는 "무엇보다도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후 패자가 먼저 승복선언을 한다는 오랜 규범을 깨뜨렸다"며 동시에 "언론이 승자를 선언해온 오랜 관례 역시 거부하고 언론을 편파적이라고 몰아붙이며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자체적인 불복 활동을 펼쳤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슬아슬한 선거에서 패한 공화당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을 따라할 수도 있고, 민주당 후보가 같은 행동을 하더라도 공화당이 불평할 수 없게 돼버릴 것"이라고 전했다.
최악의 경우 선거에서 패배한 후보가 권력을 이용해 주 선거관리위원회를 압박하는 사례가 생길 수도 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미시간 주에서 개표 중단 소송을 제기하면서 미시간 내 공화당 의원들을 백악관으로 초청하기도 했다.
뉴욕대 법과대학의 공공정책 연구소인 브레넌 정의센터 소속 마이클 리 수석 변호사는 "트럼프의 도전에 대해선 비웃기 쉽다"며 "그러나 정말로 무서운 것은 그 과정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진지하게 동참하려고 했는지를 확인할 때 일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불복 시도가 나비효과가 돼 민주주의에 균열을 만들 수 있다는 경고다.
바바라 페리엔테 전 플로리다주 대법원장은 "지금 벌어지는 일은 미국 민주주의 체제에 대한 공격"이라며 "이는 수천만명의 미국인들로 하여금 대선 결과를 신뢰하지 못하고 의심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나라의 미래에 중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지연 기자 vivid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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