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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사랑은 왜 끝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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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의 취약성·인생에 한번은 차라투스트라

(서울=연합뉴스) 임형두 기자 = ▲ 사랑은 왜 끝나나 = 에바 일루즈 지음. 김희상 옮김.

프랑스 사회학자인 저자는 다수의 집필을 통해 현대 사회에서 '감정'과 '사랑'이 사회적 문제가 깊이 개입한 사안임을 밝혀왔다. 경제, 산업, 노동 등 거시적 차원에서 논의되던 현대 자본주의를 '감정'과 '사랑'이라는 미시적 주제어로 새롭게 규명한 것이다.

자본주의는 가시적 세계뿐 아니라 비가시적 관계의 영역까지 포획했다. 저자는 이를 '감정 자본주의' 체제라고 부른다. 이번 책은 19~72세 성인 92명을 인터뷰한 연구로써 자본주의가 어떻게 성적 자유를 점령해 성적 관계와 낭만적 관계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는지 짚어나간다.

제목이 시사하듯, 저자는 현대 사회에서 사랑이 끝나는 과정을 사회학적으로 분석했다. 사랑의 부재란 관계의 회피, 관계로부터의 탈출 등 현대 사회의 특징 개념인 '부정적 관계'를 의미한다. 지금의 사회에 '사랑이 없음'을 말하고 있는 것. 저자는 "관계를 멋대로 저버리는 행위, 관계를 맺을 능력이나 의지의 부재, 한 관계에서 다른 관계로 전전하는 행태, 이 모든 것은 성적 관계가 추동한 새로운 시장 형식의 결과"라고 설파한다.

돌베개. 531쪽. 2만9천원.

연합뉴스



▲ 백인의 취약성 = 로빈 디앤젤로 지음. 이재만 옮김.

미국은 모든 사람이 평등하게 태어났다는 이념에 기초해 건국됐다. 하지만 미국에서 권력의 자리에 앉은 사람들의 정체성은 줄곧 눈에 띄게 비슷했다. 백인, 남성, 상층계급 혹은 중간계급, 비장애인이었다. 인종주의 사회에서 자라는 백인은 사회화를 통해 백인 우월주의를 깊이 내면화하고 그에 따른 혜택을 받으며 살아간다.

이런 터에 '백인의 취약성'은 다소 낯선 개념이다. 워싱턴대 교수인 저자는 백인이 자신의 인종 위치에 대한 도전을 받을 때 의식적·무의식적으로 보이는 방어적 반응을 의미하는 이 개념을 고안해냈다. 이 반응은 분노, 모욕감, 수치심, 죄책감 같은 감정의 형태일 수도 있고, 논박하기, 부인하기, 회피하기, 울기 같은 행동의 형태일 수도 있다. 이는 결국 인종 스트레스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동시에 백인에게 이점을 누릴 권리와 자격이 있음을 생각하게 하는 또다른 방법이라는 것이다.

책과함께. 288쪽. 1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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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에 한번은 차라투스트라 = 이진우 지음.

19세기를 대표하는 독일 철학자인 프리드리히 니체의 대표 저서는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이다. 이 책에서 니체는 삶과 죽음, 사랑과 우정, 아이와 결혼, 환희와 열정, 죄와 순결, 복수와 전쟁, 고독과 외로움 등 삶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졌다.

포스텍 교수인 저자는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이 해설서를 통해 원전에서 길어올린 삶의 문제를 소개하며 현실에 대한 근본적 성찰을 독자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차라투스트라의 학술 여정에 숨어 있는 다채로운 의미를 캐내어 반추하는 것이다.

저자는 이 해설서와 함께 원전도 새롭게 번역해 동시 출간했다. 1883년에 출간돼 130년 넘는 세월 동안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고전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608쪽.2만2천원)로 차라투스트라의 이야기를 온전히 즐기게 한다.

휴머니스트. 320쪽. 1만8천원.

연합뉴스



id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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