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관영매체, 8년 협상 결실 "대사건"
1600조원 시장 확보, 쌍순환 본궤도
2035년 美경제 추월 목표 가까워져
美 포위전략 뚫을 모멘텀 마련 평가
상하이 양산항의 컨테이너 부두 전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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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체결에 환호하고 있다.
미국의 포위망 약화와 더불어 2035년까지 경제력에서 미국을 뛰어넘겠다는 목표에 한걸음 다가갔다고 자평한다.
세계 최대의 무역시장을 확보하면서 새로운 경제 발전 패러다임인 '쌍순환(雙循環)' 전략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1600조 시장 열렸다…"쌍순환 버팀목"
16일 관영 신화통신 등은 전날 열린 RCEP 협정문 서명식을 '대사건'으로 부르며 대대적인 선전에 나섰다.
지난 2012년 처음 제창된 RCEP은 8년간의 지루한 협상 끝에 결실을 맺었다.
왕서우원(王受文) 중국 상무부 부부장 겸 국제무역협상 부대표는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각국이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도 1만4000여쪽의 법률 문서 심의를 끝냈다"며 협상 과정이 녹록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왕 부부장은 RCEP의 특징으로 △전면적 △현대화 △고품질 △호혜적 등 4가지를 꼽으며 "화물 무역의 경우 무관세 적용 비율이 90%에 달한다"며 "5년 내 15개 회원국의 수출이 10%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RCEP 체결로 연 1600조원이 넘는 안정적인 무역 시장을 확보했다.
올해 1~9월 기준 중국과 RCEP 회원국 간의 무역 규모는 1조550억 달러(약 1169조원)로, 연간으로는 1조4000억 달러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왕 부부장은 "전체 대외 무역에서 RCEP 회원국과의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이 기존 27%에서 35%로 높아진다"며 "쌍순환 전략의 버팀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2035년까지 경제력 기준으로 미국을 추월하겠다는 중장기 목표를 세우고 실현 수단으로 쌍순환 전략을 내세웠다.
쌍순환 전략의 핵심은 내수 부양이지만 또 다른 축인 국제 대순환, 즉 안정적인 대외 무역 여건도 필요하다. 이번 RCEP 체결로 큰 관문을 넘었다는 게 중국 내부의 평가다.
리커창 중국 총리가 지난 15일 열린 RCEP 정상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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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포위망 약화 기대…"이제 FTAAP 차례"
중국 입장에서는 미국의 대중 포위 전략을 뚫을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도 중요하다.
RCEP 회원국 중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10개국이 1차 포섭 대상이다.
중국은 최근 발표한 14차 5개년 계획(14·5계획)에서 신(新) 인프라 투자에 30조 위안을 투입키로 했는데, 이 가운데 5조 위안을 동남아시아와 인접한 윈난성에 배분했다.
동남아 인프라 구축에 거액을 투자해 우군으로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일본을 끌어들인 것도 의미가 크다. 중국 측은 "일본과 첫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으며 새로운 무역 관계를 수립했다"며 미국의 동맹인 일본의 참여를 부각했다.
RCEP 체결을 모멘텀 삼아 미국에 맞서는 새로운 경제 연합체를 구성하겠다는 야심도 드러냈다.
왕 부부장은 "RCEP는 아시아태평양자유무역지대(FTAAP) 실현에 추진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FTAAP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21개 회원국이 모두 참여하는 초대형 다자무역 체제다. 중국이 미국 주도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대응하는 카드로 꺼내들었다. 성사된다면 전 세계 교역의 50%를 차지하는 경제권이 형성된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전날 RCEP 협정문 서명을 "다자주의와 자유무역의 승리"라고 규정하며 미국과 별개로 독자적인 산업·가치 사슬을 구축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리 총리는 "다자주의와 자유무역은 여전히 세계 경제와 인류 전진의 올바른 방향"이라며 "믿음을 갖고 협력하면 더 나은 미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이재호 특파원 qingqi@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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