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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1년간 중국에 ‘미세먼지’ 항의 한번 안한 외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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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용 의원과 강경화 장관. /연합뉴스 외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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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한 미세먼지 문제에 대해 필수 협의 대상인 중국과 올해 단 한 번도 관련 회의를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화상 회의나 전화통화를 통한 구두(口頭) 항의도 올해 단 한 번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으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외교부는 올해 중국과 총 5차례 장·차관 소통 기회가 있었다. 강경화 장관은 올 1월 28일 양국 장관 전화통화, 2월 16일 장관 회담(뮌헨안보회의 계기), 3월 20일엔 장관 화상회의를 했다. 4월 17일엔 외교차관이 화상회의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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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왼쪽) 외교부 장관이2018년 싱가포르 엑스포 컨벤션센터에서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과 양자회담에 앞서 악수를 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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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같은 자리에서 코로나, 한반도 정세 관련 논의만 하고 미세먼지 문제는 다루지 않았다. 강 장관은 지난해 미세먼지로 여론이 악화하자 “분명히 중국발 원인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는 말도 했지만, 정작 중국 측과 만나서는 미세먼지에 대해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외교부가 조 의원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올해 상반기 한·중 외교 당국 주관으로 개최 예정이던 제24차 한·중 환경협력 공동위도 개최되지 않았다. 한·중 환경협력 공동위는 미세먼지, 황사 등 대기오염 개선을 중국 측에 요구하는 유일한 외교 당국 실무창구이다. 이 공동위는 1993년 양국이 체결한 ‘환경협력에 관한 협정’에 따라 매년 순환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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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가득한 '입동' -서울의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가 나쁨을 나타낸 7일 서울 남산공원에서 시민들이 도심을 내려다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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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외교부 측은 본지 통화에서 “중국 측에 환경협력 공동위를 개최하자고 요청하고 있다”면서 “중국 지자체와의 협력 등 다른 대안도 모색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중국은 아직 미세먼지 관련 협의에 나서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지난해 한중 외교장관 회담을 비롯 2017년 제2차 한중 기후변화공동위, 2018년 제22차 한중 환경협력공동위에서는 미세먼지 관련 논의를 했다.

일각에선 외교부가 시진핑 주석의 방한을 추진하고 있어 중국이 불편할 만한 의제는 아예 테이블에 꺼내지 않은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조태용 의원은 “올해 한중 외교당국간 소통기회가 5차례나 있었음에도 중국발 미세먼지 문제에 대해서는 단 한 차례의 항의도 하지 않았다”며 “국민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외교 당국이었다면, 환경협력 공동위를 화상회의로라도 개최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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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용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의 통일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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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중국과학원(CAS)의 한·중 공동연구진이 서울의 대기 중 미세먼지 등을 실제 측정한 결과를 보면, 질산염·황산염·납 등이 포함된 중국발 오염물질이 2일 만에 서울로 유입되면서 고농도 미세먼지를 유발한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증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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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다렌시 외곽의 한 화력발전소 앞에서 휴대용 측정기로 미세먼지 농도를 측정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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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 국제환경연구 공중보건잡지에 실린 김홍배 교수의 논문에 따르면, 초미세먼지(PM2.5)와 미세먼지(PM10)가 10㎍/㎥씩 증가할 때마다 모든 종류의 암으로 인한 사망 확률이 각각 17%, 9%씩 상승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미세먼지를 1급 발암 물질로 규정한다.

[노석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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