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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2020 미국 대선

"도둑질 멈춰라"…`가짜뉴스` 난무한 美대선 가장 많이 언급된 키워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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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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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꺼풀 벗긴 글로벌 이슈-335] 올해 미국 대선에서는 여느 때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가짜뉴스' 확산이 빨랐다. 잘못된 정보 대부분은 투표 부정행위를 주장하거나 민주당 선거 조작 의혹에 관한 내용이었다. 선거 당국의 적극적인 해명과 언론의 '팩트 체크'에도 선거 조작 의혹은 SNS에서 진화되지 않았다. 이 중 일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측근들이 직접 공유하면서 확산 속도가 가속했다.

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인터넷 여론 조사 업체 지그널랩은 대선일인 지난 3일부터 이날까지 선거 관련 잘못된 정보가 담긴 SNS와 미디어 콘텐츠를 분석했다. 지그널랩은 SNS뿐만 아니라 케이블 뉴스, 인쇄물, 온라인 뉴스 매체도 집계 대상에 포함했다. 이번 미국 대선에서 허위 정보이거나 오해 소지가 있는 가짜뉴스 콘텐츠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키워드 5개를 소개한다.

1. 부정선거(470만건 언급)

'부정선거'는 지그널랩이 연구한 '허위 사실' 콘텐츠 중에서 가장 많이 언급됐다. 부정선거 키워드는 조지아주 투표 기계 결함과 관련한 주제, 투표용지로 가득 찬 짐수레가 디트로이트 투표소 내부로 옮겨지고 있다는 영상 등과 연관해 자주 언급됐다.

실제로 조지아주 카운티 두 곳에서는 선거 당일 오전 투표 기계 결함으로 2시간 동안 투표가 지연됐다. 다만 투표 기계 결함은 선거 전날 진행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인해 발생했고 부정선거와는 거리가 멀었다. 주법원 결정에 따라 투표 시간도 2시간 연장됐다.

디트로이트 '표 도둑' 의혹도 거짓으로 드러났다. 문제의 영상은 누군가가 표를 실어 나르는 게 아닌 한 언론사 사진 기자가 차량에서 장비를 내리는 장면이었다.

최근 대선 결과에 불복을 선언한 트럼프 캠프와 공화당은 대선 승패를 결정한 핵심 경합주들을 상대로 개표를 중단하거나 우편투표를 따로 취급해 달라는 등의 소송을 무더기로 제기하고 있다. 지난 10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캠프는 미시간주에서 투표가 합법적으로 이뤄졌다는 점이 확인될 때까지 선거 결과가 승인되지 않도록 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법원은 트럼프 캠프가 미시간주, 조지아주를 상대로 각각 제기한 개표 중단 청구, 우편투표 분리 청구를 이미 지난 5일 기각했다.

2. 합법적인 표(130만건 언급)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의원들은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대선 승리가 가까워지자 '합법적인 표'만 세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AP통신은 '합법적인 표' 주장이 마치 불법적인 표가 민주당에 유리하게 쏠리고 있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릭 하센 캘리포니아 어바인대학(UC어바인) 법대 교수는 "'합법적' 투표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은 불법적이거나 부정한 투표가 많다는 지속적인 암시"라며 "그러나 선거 사기가 있었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증거는 없다"고 AP통신에 밝혔다.

사실상 트럼프 행정부조차도 부정선거와 투표 조작 주장에 반발하고 있다. 미국 사이버 보안 및 인프라 보안국(CISA)은 "지역 선거 사무소는 투표 조작 사기를 매우 어렵게 하는 탐지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3. 도둑질 멈춰라(100만건 언급)

'도둑질을 멈춰라'는 이번 대선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리하게 조작되고 있다고 주장하는 트럼프 지지자들의 구호다. 표가 도난당하거나 조작되고 있다는 뜻이다.

이들이 만든 '도둑질을 멈춰라'라는 이름의 페이스북 그룹은 현재 폐쇄됐다. 페이스북은 이들이 폭력적인 언어를 사용하며 민주당이 선거를 조작했다는 허위 사실을 퍼뜨리고 있었다고 밝혔다. 또한 점점 많은 구성원이 폭력을 촉구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페이스북은 이번 대선과 관련해 폭력을 옹호하거나 부추기는 콘텐츠를 규제하고 있으며 가짜뉴스 확산을 막기 위해 검열을 강화했다.

이 그룹은 삭제 전까지 하루 만에 회원 약 36만5000명이 가입했다. 10초에 1000명씩 새 회원이 추가되는 등 무서운 속도로 몸집을 키우고 있었다.

4. 개표를 멈춰라(87만8709건 언급)

트럼프 지지자들은 부정투표의 증거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았음에도 전국에서 시위를 열고 "개표를 멈추라"고 외쳤다.

선거 당일 디트로이트에서는 트럼프 지지자들이 개표소를 급습해 창문을 두드리며 "개표를 멈추라"고 소리쳤다. NYT에 따르면 이들은 페이스북 비공개 그룹 등에서 '디트로이트 긴급 행동 요청' 게시물을 보고 결집했다.

필라델피아를 포함한 전국 개표소에는 양 당원들이 참관해 모든 투표용지를 확인하며 투표를 집계했지만 트럼프 지지자들의 '개표 중단' 요구는 들끓었다. 트럼프 캠프가 공화당이 개표를 참관할 때 민주당과 비교해 불평등한 대우를 받았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펜실베이니아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 간 차이가 좁혀진 지난 5일 무장 괴한 2명이 차를 몰고 개표소로 향하다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매일경제

`샤피`라는 브랜드의 유성 사인펜 이미지, 일부 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은 샤피펜을 사용할 경우 투표가 무효표가 처리된다고 주장하며 지난 5일(현지시간) 애리조나주 마리코파 카운티 선거 당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사진=샤피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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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샤피게이트(40만5888건 언급)

미국 대선의 중요한 격전지가 된 애리조나주에서 투표소가 제공한 '샤피'(유성펜 브랜드 이름) 펜을 사용해 투표한 표들이 무효 표 처리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 같은 소문은 개표 결과가 윤곽을 드러내던 대선일 밤부터 인터넷에서 퍼졌다.

선거당국은 적극 해명했다. 선거일 애리조나 매리코파 카운티 공무원은 샤피 사용이 투표 집계에 영향이 없다는 동영상을 촬영해 올리기도 했다. 매리코파 선거관리국 커뮤니케이션 책임자 메건 길버트슨은 지난해 새로운 표식 장비를 구매했으며 샤피펜 잉크가 가장 빨리 마르기 때문에 최적의 선택이라고 로이터통신에 전했다.

그러나 여전히 애리조나주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은 자신의 표가 개표됐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이를 '샤피게이트'라고 불렀다. 샤피게이트 의혹을 담은 영상은 지난 4일 오후까지 페이스북에서 10만1000여 차례 공유됐다. 결국 지난 5일 트럼프 지지자들은 선거관리당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신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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