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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통화·외환시장 이모저모

일자리 잃는 경제허리…40대 고용률 외환위기 후 최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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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10월 고용동향 발표

취업자 -42만명, 8개월 연속 감소

‘구직단념’ ‘그냥 쉼’도 사상 최악

실업률 3.7%로 20년 만에 최고

10월 취업자 수가 또 줄었다. 3월부터 8개월 연속 감소다. 경제활동의 주축인 40대가 특히 심각하다. 40대 고용률은 외환위기 이후 최악이다.

통계청은 고용 동향 통계를 통해 10월 취업자가 2708만8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만1000명 감소했다고 11일 밝혔다. 8개월 연속으로 취업자가 줄어든 것은 2009년 1~8월 이후 처음이다. 감소 폭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이 절정이었던 4월(-47만6000명) 이후 6개월 만에 최대다.

고용률은 60.4%로 전년 동월 대비 1.3%포인트 하락했다. 실업률도 3.7%로 지난해 10월보다 0.7%포인트 올라갔다. 실업률은 2000년 10월(3.7%) 이후 2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코로나19로 고용 상황의 어려움이 8개월째 지속된다는 사실을 엄중히 인식하고 있다”며 “고용시장 안정 조치를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중앙일보

취업자 증감·실업자 수 추이.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고용시장의 속살은 곪을 대로 곪았다. 정부의 고용 안정 다짐이 공허하게 들릴 정도다. 우리 경제의 허리인 40대 일자리 사정이 특히 좋지 않다. 10월 기준 40대 고용률(76.8%)은 외환위기 여파가 컸던 1998년 10월(75.0%) 이후 최악이었다. 40대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제조업 취업자 수 감소(-9만8000명)의 영향이 컸다. 지난달 수출은 일부 회복 조짐을 보였지만 그동안 누적된 부진을 덮을 수준은 못 됐다. 숙박 및 음식점업(전년 동월비 -22만7000명, -9.9%), 도매 및 소매업(-18만8000명, -5.2%), 교육 서비스업(-10만3000명, -5.5%) 등 대면 서비스업종 부진은 끝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한국 경제의 미래를 책임진 청년층 고용도 암울하다.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청년들이 취업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있다. 10월 청년층(15~29세) 일자리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5만 개 감소했다. 정부가 세금으로 만든 일자리의 집중 수혜 계층인 60대 이상을 제외하면 전 연령층에서 지난해보다 취업자 수가 줄었다.

특히 상용 일자리 증가 폭(1만4000명)은 외환위기를 겪었던 99년 10월(-5만6000명) 이후 가장 작았다. 안정적 일자리가 답보 상태를 보이면 경제에 비상등이 켜진 것으로 봐야 한다. 핵심 요인은 기업이 직원을 새로 뽑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이 500대 기업을 상대로 하반기 신규 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절반(50%)이 ‘신규 채용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고 답했다. 통계청도 “서비스업 부진이 신규 일자리를 제약하는 가운데 기업이 채용을 미루면서 청년과 30대 일자리 감소가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채용 부진 속에 사실상의 실업자인 구직 단념자와 ‘그냥 쉬었음’ 인구도 증가했다. 10월 구직 단념자(61만7000명)는 2003년 통계 기준 변경 이래 최대였다. 그냥 쉬었다는 인구(24만7000명)도 2013년 통계 기준 변경 이후 10월 기준으로는 가장 많았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임시·일용직에서 시작한 일자리 감소가 상용직까지 확대된 것”이라며 “코로나19 상황이 길어지면서 경제가 한계상황에 왔다는 것을 고용시장이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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