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의 대표 격인 비트코인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말 2년 9개월 만에 1500만원을 돌파한 데 이어, 일주일 만에 1700만원 고지에 올랐다. 이 같은 급등세는 '비트코인 광풍'이 불었던 2017년 말 이후 3년여 만이다. '바이든 시대'가 열리면서 비트코인 투자심리가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오후 2시 24분 현재 1716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1770만원 선까지 올랐던 지난 6일보다는 소폭 하락했지만, 1200만원대였던 지난달 중순과 비교하면 한 달도 안돼 40%가량 급등한 수치다.
최근 한달간 추이를 보면 비트코인 가격은 두 차례 치솟았다. 우선 지난달 21~28일이다. 지난달 20일까지만 해도 1300만원 안팎에서 움직였던 비트코인은 21일 급등하기 시작해 하루 뒤 1400만원 선에 올랐고, 28일에는 33개월 만에 1500만원을 돌파했다. 21일에 3억5000만명의 이용자를 보유한 세계 최대 온라인 결제기업 페이팔이 가상자산 시장 진출 계획을 밝힌 점이 '대형 호재'로 작용했다.
두번째 변곡점은 이달 6일이었다. 5일 저녁 전까지만 해도 비트코인은 1500만원 선에서 등락했다. 하지만 이날 밤 1600만원 선에 진입하더니, 6일 오전 7시 무렵 1700만원대로 올라섰다. 반나절 만에 100만원 이상 치솟은 셈이다. 미국 대선에서 개표가 막바지에 접어들며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던 때였다.
이후 비트코인은 1700만원대에서 등락하고 있지만, 앞으로 더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바이든 효과'를 누릴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대규모 재정정책을 공약한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면 달러가 약세를 나타내고, 반사이익으로 자금이 비트코인으로 향할 것이라는 기대다.
블룸버그도 바이든이 대통령으로 선출되면 비트코인 시세가 상승할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블룸버그는 바이든 행정부가 비트코인ETF(상장지수펀드)를 승인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비트코인이 제도금융권에서 정식으로 매매가 가능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서대웅 기자 sdw618@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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