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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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3분기 주요 증권사 실적 호조가 이어지고 있다. 1분기만 해도 코로나19(COVID-19) 폭락장세의 직격탄을 맞았던 증권업계는 증시 거래대금이 대폭 증가한 덕에 전년 동기 이상의 실적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은 올 3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수익이 3조389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 늘었다고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2081억원, 순이익은 1625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72.2%, 55.7% 늘었다. 1~3분기 누적으로 보더라도 영업수익, 영업이익, 순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48.6%, 26.7%, 7.4% 증가했다.
이같은 호조세는 이미 여타 증권사들에게서 가시화된 바 있다. 현대차증권도 올 3분기 2059억원의 영업수익(전년 동기비 +28.5%)에 544억원의 영업이익(+188.8%), 406억원의 순이익(+200.6%)을 기록했다. 올 1~3분기 영업이익 누계는 1284억원에 달했다. 2008년 현대차증권이 설립된 이후 지난해까지 한 번도 달성하지 못한 '한 해 영업이익 1000억원' 선을 이미 넘어선 것이다.
NH투자증권 역시 올 1~3분기 누적 순이익이 5012억원으로 지난해 한 해 전체 순이익(4764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KB증권도 올 1~3분기 누적 영업이익(4420억원)과 순이익(3453억원)에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50.42%, 42.76%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냈다.
투자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컨센서스(복수 증권사 전망치 평균)에 따르면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미래에셋대우와 삼성증권, 한국금융지주(한국투자증권 모회사), 키움증권 등도 올 3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적게는 10%대에서 많게는 168%대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이같은 실적 호조세는 '동학개미'로 불리는 개인 투자자 자금의 대거 유입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전일(4일)까지 코스피·코스닥 일평균 거래대금 합계는 21조4504억원으로 지난해 한 해 일평균 거래대금(9조2991억원)의 2.3배 수준으로 불었다. 코스피, 코스닥 모두 전년 대비 2배 이상의 거래대금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동학개미발 유동성에 힘입은 증권사 실적 개선이 앞으로도 지속될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10월 들어 미국 대선 불확실성 등 대외 변수가 불거지며 증시 거래대금이 줄어드는 모습을 보이면서부터다.
최근 한 달간 코스피·코스닥 일평균 거래대금은 20조9102억원으로 올해 전체 평균치에 비해 3% 가량 적다. 특히 지난 2일 거래대금은 15조1415억원에 불과해 지난 3월6일(14조4723억원) 이후 약 8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증권업종 분석 보고서를 통해 "증시 변동성 축소로 인한 거래대금 급락으로 유동성 랠리 종료가 나타나고 있다고 판단된다"며 "랠리가 종료된 이후에도 거래대금은 지난해 평균보다는 높겠지만 그간 위탁매매 수수료율이 하락한 영향으로 브로커리지(주식매매 중개) 수익 증가 폭은 그보다 낮을 것"이라고 했다.
정 연구원은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해외 부동산 가격 하락도 IB(투자은행) 등 영역에서의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요인"이라며 "(증권사들이) 보유 중인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자산에 대한 손상 또는 충당금 증가를 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부정적"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올해 들어 주요 증권사들의 체질개선이 이뤄진 만큼 업종에 대한 과도한 우려는 불필요하다는 반론도 있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초저금리 시대가 도래하고 중위험·중수익 상품 리스크를 재인식하는 등 외부요인의 변화는 구조적인 머니무브(자금이동)의 트랜드를 유발시켰다"며 "상장 파생상품 등장으로 주식시장의 자산 커버리지가 획기적으로 증대됐고 시장 시가총액이 상승해 거래대금 하락을 일정 부분 제한시킬 것"이라고 했다.
황국상 기자 gshwa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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