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결과를 좌우하는 ‘러스트 벨트(북동부 쇠락한 공업 지역)’에 속하는 위스콘신, 미시간, 펜실베이니아주의 개표가 지연된 것도 우편투표 때문이었다. 위스콘신과 펜실베이니아는 선거 당일 이전에는 우편투표를 개봉하고 스캔하는 등의 기본 작업을 하지 못하도록 규정했다. 또 밀워키 같은 위스콘신주의 대도시들은 우편투표 용지를 모두 중앙 개표소 한곳으로 수거해서 개표하도록 했다. 이 때문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리한 현장 투표가 먼저 개표됐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에게 유리할 것으로 예상되는 우편투표 개표가 뒤로 미뤄지면서, 트럼프가 앞서나가는 상황에도 최종 승자를 단언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경합주 중 한 곳인 노스캐롤라이나도 95% 개표 상황에서 트럼프(50.1%)가 바이든(48.7%)보다 1.4%포인트 앞서고 있는데도 트럼프의 승리를 선언하지 못했다. 오는 12일까지 도착하는 우편투표 용지는 모두 유효한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선거 당일 소인이 찍혀있기만 하면 개표에 포함해야 하므로, 승자가 결정되더라도 완전한 득표 수 차이를 확인하는 것은 12일 이후가 될 수밖에 없다.
초박빙 상황이 벌어진 조지아도 91% 개표 상황에 트럼프(50.6%)가 바이든(48.1%)보다 2.5%포인트 앞섰지만 결론을 쉽게 내지 못했다. 트럼프 지지층이 많은 시골 지역의 현장 투표는 일찌감치 개표된 반면, 바이든 지지층이 많은 대도시 애틀랜타 주변과 우편투표 개표가 늦어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애틀랜타 풀턴카운티의 부재자투표 전체를 개표하는 장소인 애틀랜타 스테이트팜 아레나의 수도관이 선거 당일 터지는 바람에 개표는 더욱 늦어졌다. 애틀랜타 동부 그위넷 카운티에서는 8만명의 우편투표를 집계해야 하는 개표 소프트웨어가 고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48주는 해당 주의 총 득표 수에서 승리한 사람이 그 주에 할당된 선거인단을 모두 차지하는 ‘승자 독식’ 제도를 취하고 있지만, 메인주와 네브래스카주는 그와 달라 계산이 더 복잡하다. 메인주는 4명, 네브래스카주는 선거인단 5명을 선거구별로 나눠 갖게 돼있다.
[워싱턴=김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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