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례신도시에서 3년 만에 나오는 분양단지인 북위례는 공공택지지구(옛 보금자리주택지구)여서 민간택지보다 분양가가 낮고 중대형 물량이 많다는 점이 특징이다. 위례신도시는 ‘강남 대체 신도시’ 타이틀 덕분에 2013~2014년 청약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분양 단지마다 수십, 수백 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고 분양권에도 수억원씩 웃돈이 붙었다. 남위례 3만여가구는 이미 입주가 마무리됐지만 북위례는 그동안 공급이 더뎠다. 육군특수전사령부 부지 이전 문제로 2015년 11월 이후 북위례 아파트 분양이 중단됐다 3년여 만에야 분양이 재개됐다.
올 11월 중에는 이 북위례 2개 블록에서 공공분양 아파트 물량이 나온다. 아파트가 분양될 위례 A1-5블록, A1-12블록은 서울 송파구 북위례 권역에 남은 마지막 공공택지인데 2개 단지에서만 총 1676가구가 분양된다.
분양 일정이 다소 늦어졌지만 위례신도시는 강남권과 맞닿아 있고 판교로 출퇴근하기도 편리한 입지다. 위례신도시에는 서울 송파구, 경기 성남시와 하남시 세 개 행정구역이 맞물려 있는데, 이번에 분양하는 두 단지는 서울 송파구에 속한다. 사실상 ‘서울 강남권 공공분양’ 물량인 셈이다.
두 단지는 지하철 5호선 거여역과 가깝다. 10년간 지지부진하던 위례신사선(경전철) 사업이 최근 민자적격성 조사를 통과했다는 소식도 호재로 꼽힌다. 앞으로 위례랑 신사를 잇는 위례신사선, 복정에서 과천을 잇는 위례과천선이 각각 개통하고, 신도시 내부를 다니는 트램이 생기면 위례신도시 교통 여건은 더욱 좋아질 전망이다.
이번에 분양될 A1-5는 1282가구 규모로 지하 2층~지상 25층 18개동으로 지어진다. A1-12는 그보다는 작은 394가구 규모다. 지하 2층~지상 24층 5개동으로 구성된다. 두 곳 모두 전용 64~84㎡, 즉 20평대와 30평대 위주로 공급된다.
수도권 2기 신도시인 위례신도시 송파권역에서 시세보다 저렴한 공공분양 아파트가 공급될 예정이다. 사진은 1282가구 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설 위례신도시 A1-5블록 공사 현장. <윤관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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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공급 물량 확대 눈길
▷일반공급은 소득 요건 따지지 않아
여기서 실수요자가 관심 있게 볼 만한 부분은 특별공급 물량이다.
위례 A1-5블록, A1-12블록에서 공급되는 아파트는 공공분양 물량인 만큼 전체의 85%가 특별공급으로 배정돼 있다. 특히 정부가 7·10 대책에서 생애 최초 특별공급 물량 확대를 발표했는데, 관련 법 개정이 차질 없이 진행되면 위례 공공분양도 생애 최초 물량이 확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그 경우 위례에서는 전체 물량에서 5%포인트 증가한 25%가 생애 최초 특별공급 물량으로 배정된다. 또 추첨이기 때문에 가점이나 저축 총액 순으로 경쟁하지 않는다. 자녀가 없어 가점이 낮은 신혼부부, 통장 저축액이 모자란 예비 청약자에게도 기회가 있다는 의미다.
특별공급에 청약할 자격이 안 돼도 실망할 필요는 없다. 이번에 나오는 두 단지 모두 평형이 60㎡를 초과한다. 다시 말해 공공분양 아파트이지만 일반공급 분양에서 소득과 자산 요건을 따지지 않는다는 얘기다. 일반적으로 공공분양 물량은 무주택자 요건을 충족해야 하고 소득과 자산 요건도 꼼꼼히 따져 청약 자격을 주는데, 반면 특별공급이 아닌 일반분양에 청약하는 경우, 그리고 전용 60㎡보다 큰 평형에 청약하는 경우에는 청약자의 소득과 자산 요건 등을 따지지 않는다. 대신 지역별로는 서울에 2년 이상 거주한 사람만 청약할 수 있는 당해에 50%, 인천·경기 수도권에 50%씩 배정돼 있다.
이번에 공급되는 북위례 아파트 분양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두 단지 모두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만큼 주변 시세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 업계는 아파트 평형에 따라 5억~7억원대에 책정될 것으로 내다본다.
주변 시세보다 얼마나 싸길래 공공분양 물량이 좋다고 하는 걸까. 북위례에는 아직 입주 후 전매 실거래된 사례가 없다.
하남권역인 학암동 A3-1블록에 건설하는 ‘위례포레자이(558가구)’가 2018년 말 평균 7억1430만원(전용 102㎡ 기준)에 분양된 바 있는데 당시 평균 130.33 대 1 경쟁률 끝에 당첨자를 가려냈다. 이듬해 역시 하남권역에 속하는 A3-4a블록에서도 ‘힐스테이트북위례’ 전용 92~102㎡ 1078가구가 분양됐는데 이때 전용 103㎡가 평균 7억2670만원대에 분양됐다. 당시 이 아파트 역시 평균 77.28 대 1 경쟁률로 1순위 청약을 마감했다.
아쉬운 대로 남위례 일대 송파권역 아파트를 위주로 비교해 살펴보면 장지동 ‘송파위례24단지꿈에그린’ 전용 84㎡가 지난 9월 14억원(10층)에 매매계약서를 썼다. 8월 13억원(4층)에 거래된 후 한 달 만에 시세가 1억원 더 뛰었다. ‘위례자연앤센트럴자이’ 전용 83㎡는 지난 7월 13억8500만~14억200만원에 연달아 팔린 후 거래가 끊겼다. 북위례 2개 단지 전용 84㎡ 분양 가격이 7억원 후반대에 책정된다고 해도 최소 6억원 이상은 저렴한 셈이다.
▶전매제한 최소 10년 예상
▷8개월 안에 계약금·중도금 마련해야
단 저렴하게 공급되는 공공분양 아파트인 만큼 당첨 후 최대 10년간은 전매를 할 수 없도록 돼 있다. 최대 5년간 직접 거주해야 하는 요건도 따라 붙는다. 분양가상한제 적용 주택은 분양가 인하율에 따라 거주 요건과 전매제한 기간이 조금씩 달라지는데, 지난 6월 분양한 서울 고덕강일지구 공공분양과 비슷한 수준에 분양가가 책정된다면 10년 전매제한, 5년 거주 요건이 적용될 것으로 예상한다.
북위례 공공분양 아파트에 청약을 넣을 생각이라면 자금 마련 일정도 꼼꼼히 계획해야 한다.
위례 A1-5블록, A1-12블록 아파트는 둘 다 11월에 분양되지만 이미 공사가 한창인 만큼 내년 5월(A1-5블록), 7월(A1-12블록)이면 준공된다. 공정률 80% 단계에서, 사실상 준공을 6개월 남짓 앞두고 청약을 접수하는 후분양이고 입주는 2021년 6~8월 사이쯤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즉 청약 후 최소 8~10개월 내에 계약금, 중도금, 잔금을 모두 치뤄야 한다는 얘기다. 아직 계약금, 중도금, 잔금 비율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역시 서울 고덕강일지구 공공분양 사례를 참고하면 좋다. 고덕강일에서는 계약금, 중도금, 잔금 비율이 각각 20%, 20%, 60%였다.
한편 이번에 공급되는 공공분양 주택부터는 7·10 대책에서 변경된 규정들이 다수 적용된다. 구체적인 입주자 모집 일정과 임대료, 청약 자격 등은 마이홈 포털을 통해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 청약 신청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경기주택도시공사 등 공공사업자별 입주자 모집 공고를 확인한 뒤 누리집 또는 현장에서 신청하면 된다. 이번에 분양되는 위례 A1-5블록, A1-12블록은 SH공사가 공급한다.
[정다운 기자 jeongdw@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82호 (2020.11.04~11.10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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