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시장 덮친 ‘코로나 쇼크’…증시·유가 동반 폭락

28일 미·독·프 증시 3~4%대 급락

독·프 봉쇄, 미 부양책 합의 실패 영향

코로나19가 다시 세계 경제를 침체에 빠뜨릴 것으로 우려되면서 28일 미국과 유럽의 주가, 석유, 금값이 동반 하락했다. 미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한 관계자가 마스크를 쓴 채 모니터를 주시하고 있다. 뉴욕/AP 연합뉴스

미국과 유럽에서 빠르게 번지고 있는 코로나19가 세계 경제에 큰 부담으로 부각되면서 미·유럽 증시와 국제 유가가 28일 동반 폭락했다. 미국 달러가 안전 자산으로 주목받으면서 달러 가치와 대체로 반대로 움직이는 금값은 떨어졌다.

미 뉴욕 증시의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943.24(3.43%) 급락한 2만6519.95로 이날 거래를 마쳤다. 이날의 하락폭은 지난 6월11일 이후 가장 컸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119.65(3.53%) 떨어진 3271.03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26.48(3.73%) 하락한 1만1004.87을 기록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닥스(DAX)30 지수도 이날 4.17% 내린 1만1560.51로 마감하며, 지난 5월 말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카크(CAC)40 지수는 3.37% 떨어진 4571.12, 영국 런던의 푸치(FTSE)100 지수는 2.55% 하락한 5582.80을 기록했다.

국제 유가는 5% 넘게 떨어졌다. 이날 뉴욕 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2.18달러(5.5%) 내린 37.3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국제선물거래소(ICE)의 12월물 브렌트유도 5% 하락한 배럴당 39.12달러를 기록했다. 뉴욕 상업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금값은 온스당 1.7% 하락한 1879.20달러로 마감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프랑스와 독일의 봉쇄 조처와 미국 정치권의 경기 부양책 합의 실패로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고 분석했다. 미국 펀드 운영사 뱅가드의 알렉시스 그레이 투자 전략가는 “전례 없는 불확실성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오후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30일 0시부터 12월1일까지 한 달 동안 프랑스 전국에 봉쇄령을 내렸다고 <아에프페>(AFP) 통신 등이 전했다. 생필품 구매, 병원 방문, 1시간 이내의 운동을 할 때만 외출이 허용된다. 지난봄 봉쇄 때와 달리 보육시설과 학교, 공장, 공공서비스는 폐쇄하지 않는다. 독일 연방 정부와 주 정부도 11월2일부터 30일까지 식당과 술집, 영화관 등을 폐쇄하는 부분 봉쇄에 들어가기로 했다.

세계보건기구 집계 결과, 유럽에서는 이날 20만1588명의 확진자가 새로 보고돼 누적 확진자 988만5328명을 기록했다. 누적 사망자는 27만3678명이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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