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전쟁·미-중 분쟁의 실상
부패에 관한 뉴스가 차고 넘치는 것 같은데 왜 세상은 망하지 않을까? 바닷물이 썩지 않는 비결은 3% 소금 농도 덕분이라고 한다. 세상 역시 누군가가, 또는 무엇인가가 썩은 것을 도려내고 새살이 돋게 하며 더러운 세상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고 있기 때문이다.
책은 제목 그대로 반부패의 세계사를 통해 동서고금의 반부패 제도와 활동들을 탐구한다. 기원전 24세기 수메르 문명에서부터 대통령 탄핵을 겪은 최근의 한국사회까지, 부패에 대항해 싸워온 세계사를 에피소드와 함께 살펴본다.
세계사를 부패의 역사가 아닌 반부패의 역사로 체계적으로 정리해 통찰했다는 점에서 유다르다. 특히 오는 12월 초에는 우리나라에서 제19차 국제반부패회의(IACC)가 개최될 예정이어서 시의적절한 신간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1990년대 말, 반부패 관련기구(반부패국민연대)가 국내에 처음 정착할 때 실무자(정책실장)로 참여한 바 있다.
가지출판사. 380쪽. 1만7천500원.
▲ 석유 전쟁 = 하이케 부흐터 지음. 박병화 옮김.
"석유를 차지한 자가 세계를 지배할 것이다. 중유로 공해를, 경유로 육지를, 휘발유로 공중을 지배할 것이고, 석유에서 나오는 엄청난 부로 인류를 지배할 것이다." 제1차 세계대전 때 프랑스 석유관리 책임을 맡았던 앙리 베렌저의 예언처럼 20세기는 석유에 의해 규정됐다.
석유와 천연가스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갈등과 충돌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특히 에너지를 지배하려는 미국의 야심이 전 세계를 위협한다. 미국은 오로지 석유와 가스만이 자국을 세계 초강대국으로 만들어주리라 확신하는 듯하다.
이 책은 석유산업 현장을 중심으로 세계가 당면한 문제에 주목하면서, 특히 에너지 장악을 위한 미국의 야망을 주시한다. 미국과 미국인을 수호하겠노라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파리기후협약 탈퇴를 선언한 이후, 미국은 전속력으로 화석연료 시대로 회귀하고 있다.
경제와 금융 전문가인 저자는 집요한 취재와 관찰을 통해 미국의 에너지 주도권이 세계의 경제와 지형을 바꿔놓는 현장, 그로 인해 촉발된 긴장과 위기, 그 결과로 전 세계의 정치·경제·환경이 처하게 된 위험을 낱낱이 보여준다.
율리시즈. 428쪽. 1만9천800원.
▲ 미-중 분쟁의 실상 = 미국의회 미-중 경제·안보 검토위원회 지음. 박행웅 편역.
2018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는 것으로 불이 붙은 미중 분쟁은 본질적으로 누가 세계 패권국이 될 것이냐를 놓고 벌이는 승부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미국에서 어느 당이 집권하는가와 상관없이 분쟁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
미국 의회는 중국의 WTO(세계무역기구) 가입이 결정된 2000년에 초당적 위원회로 의회에 '미-중 경제·안보 검토위원회'를 설립했다. 그리고 미국과 관련된 중국의 모든 현안에 대해 검토 보고서를 작성해 매년 제출토록 했다. 이 보고서는 미국 의회뿐 아니라 행정부의 대중 정책 수립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책은 이 위원회의 2018년 연례 보고서에서 한국과 관련성이 높은 주제 6개를 선정해 해당 주제에 관한 보고서의 전문을 번역·수록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연례 보고서에서 홍콩 시위와 인공지능(AI) 관련 부분도 번역해 부록으로 실었다.
한울. 352쪽. 2만9천500원.
id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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