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노력에도 EU 27개국 표심 ‘나이지리아’에 몰려
상대 ‘오콘조-이웰라’ 후보, 164개국 중 과반 지지
7일 선출 전망…컨센서스 과정에서 뒤집기 가능성도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차기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에 도전한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의 최종 당선에 빨간불이 켜졌다. 주요 승부처로 거론됐던 유럽연합(EU) 회원국이 상대인 나이지리아 후보를 지지하기로 하면서 그간 막판 표심 잡기에 집중했던 문재인 대통령의 노력도 빛이 바랜 모양새지만, 미국 등 주요국의 행보에 따라 반전 가능성도 남은 상황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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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외교가에 따르면 WTO는 이날까지 회원국들의 사무총장 후보자 선호도를 접수한 뒤 컨센서스 과정에 들어간다. 회원국이 만장일치로 최종 후보를 선출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물밑 선거전이 진행되는 셈이다.
앞서 AFP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27개 EU 회원국은 이날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전 나이지리아 재무장관을 WTO 사무총장으로 지지하는 데 합의했다. 27개 EU 회원국은 그간 주요 국제기구 선거에서 사전 합의를 통해 이른바 ‘몰표’를 행사해왔다.
이 때문에 문 대통령은 이달 들어 독일과 이탈리아, 룩셈부르크, 덴마크 정상과 연이어 정상 통화를 갖고 유 본부장에 대한 지지를 당부하는 등 EU 국가들의 표심 잡기에 주력해왔다. 우리 정부의 노력에 EU도 막판까지 지지 후보를 결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동유럽과 발트 지역 국가들이 유 본부장에 대한 선호를 나타냈지만, 막판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관계를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으며 오콘조-이웰라 후보에게 무게가 실린 것으로 전해졌다.
EU의 지지를 받게 된 오코노-이웰라 후보는 55개국으로 구성된 아프리카연합(AU)과 카리브해 연안 국가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표에 나서는 WTO 회원국이 164개국임을 감안할 때, 이미 과반 이상의 지지를 확보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다만, 유 본부장은 WTO에서도 입김이 강한 미국의 지지를 받고 있는 데다가 아시아 지역 국가들의 지지를 받고 있어 실제 컨센서스 과정에서 표심이 바뀔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다. 특히 미국은 그간 컨센서스 과정에서 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온 데다가 지지 후보를 쉽게 바꾸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종 표결보다는 회원국 간 합의로 진행되는 선출 방식 탓에 컨센서스 과정에서 EU 내 이탈표가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WTO 내에서 영향력이 강한 중국이 애초 선호했던 나이지리아 후보를 선택하지 않고 결정을 유보하고 있는 점도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사무총장은 다음 달 7일 전까지 컨센서스를 통해 선출될 전망이다. 한 외교 소식통은 “두 후보에 대한 지지세가 팽팽한 상황이기 때문에 실제 비공식 합의 절차에 시일이 걸릴 가능성이 있다”며 “합의 과정이 불투명하기 때문에 결과 예측 역시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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