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포크라테스 미술관·잔혹한 진화론
음악 칼럼니스트인 저자가 클래식 음악의 법칙을 라이벌 대결 구도로 만들고 야구 해설처럼 풀어냈다. QR코드를 통해 음악을 바로 동영상 사이트에서 직접 보고 들을 수 있게 구성했다.
책은 작곡가의 이야기나 곡에 담긴 사연을 풀어가는 기존 음악 해설 방식 대신 음악에 담긴 작곡가의 생각과 음악적 이야기를 다른 작곡가의 음악과 비교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예를 들어 협주곡에서 주인공인 독주자가 등장하는 방식이 어떻게 다른지 이야기하기 위해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과 슈만 피아노 협주곡을 함께 분석한다.
편곡물에 관한 에피소드를 라흐마니노프의 '보칼리제'와 알베니스의 '아스투리아스'로 대비하기도 하고, 콩쿠르의 쌍벽인 쇼팽 콩쿠르와 차이콥스키 콩쿠르에 얽힌 순위 싸움의 역사도 설명한다.
동녘. 395쪽. 1만8천원.
▲ 히포크라테스 미술관 = 박광혁 지음.
내과 전문의인 저자가 20여년간 유럽과 미국, 일본 등 전 세계 미술관을 돌며 그림에 담긴 의학과 인문학적 코드를 찾아 관찰하고 기록한 결과물이다.
책은 사람에게 안색과 낯빛이 있는 것처럼 그림에도 색과 빛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맨 처음 '죽음의 빛'을 의학적으로 관찰해 기록한 히포크라테스의 예를 들며 그림 안에 의학적인 코드가 숨겨져 있다고 강조한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반 고흐 미술관에서 고흐가 숨지기 두 달 전에 그린 '영원의 문'을 보고서는 차이콥스키가 마지막으로 작곡한 교향곡인 비창을 떠올린다. 그러면서 차이콥스키의 죽음에 대해서도 살핀다.
프랑스 파리의 오르세 미술관에서는 모네가 그린 아내의 초상화 '임종을 맞이한 카미유'에서 죽음을 앞둔 사람의 표정을 뜻하는 '히포크라테스의 얼굴'을 보고 의학사적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어바웃어북. 328쪽. 1만6천800원.
▲ 잔혹한 진화론 = 사라시나 이사오 지음. 황혜숙 옮김.
우리는 흔히 진화는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하는 것이며, 인간은 모든 생물 중에서 진화의 정점에 있는 만물의 영장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분자고생물학자인 저자는 다른 의견을 내놓는다. 진화는 단순히 환경에 적응하는 것일 뿐 더 나아지는 것이 아니며, 좋아지는 쪽으로도 나빠지는 쪽으로도 이뤄질 수 있다고 말한다.
책은 현생 인류와 동물의 신체구조 등을 통해 진화의 부조리함을 설명한다. 온몸에 피를 내보내야 하는 심장은 4개의 실과 방으로 나뉜 형태로 진화했지만, 그 결과 심장 질환에 취약하게 됐다는 것 등이다.
인간이 두 발로 서서 활동하게 되면서 생겨난 부작용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인간이 직립하게 되자 척추는 중력을 견디는 역할까지 하면서 통증을 일으키게 됐는데, 인간에게 요통이 흔한 건 진화의 결과라고 말한다.
까치글방. 212쪽. 1만4천원.
rapha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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