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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극장에서 나간 바보 성악가, 우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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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조차 아름다운 당신에게·부지런한 사랑

(서울=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 극장에서 나간 바보 성악가, 우주호 = 김도형 지음.

농어촌과 장애인시설 등을 찾아다니며 노래를 해온 바리톤 우주호의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다. 출판사의 인물 논픽션·픽션 '이 사람' 시리즈 세 번째 책이다.

우주호는 한양대 음대를 졸업하고 이탈리아로 유학을 떠나 국립 체칠리아 아카데미, 로렌초 패로지 국립음악원 등에서 성악을 공부했다. 1997년 한 해에만 이탈리아 프란체스코 칠레아 국제 성악 콩쿠르, 타란토 국제 성악 콩쿠르, 아부르초 국제 콩쿠르 등에서 1위를 기록했다.

성공 가도를 달릴 무렵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고 어머니마저 치매 판정을 받자 주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어머니 곁을 지키기 위해 유럽 생활을 접는다.

고향인 포항의 선린애육원을 찾아가 아이들 앞에서 노래를 부르면서 자신의 목소리를 누구를 위해 어떻게 쓰여야 하는지 고민한다. 그는 "나의 목소리는 나의 것이기도 하지만 나의 것이 아니기도 하니 이제 누구를 위해 어떻게 쓰여야 하는 것일까. 눈물 젖은 기도를 들어주던 신에게 보답하는 길은 무엇일까"하고 자문했다고 한다.

이후 그는 남성 앙상블 '우주호와 음악친구들'을 만들어 농어촌과 장애인시설, 노인복지관, 보육원, 교정시설 등에서 17년간 1천500여회의 무료 음악회를 열었다.

저자 김도형은 이 책이 소외된 사람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노래를 부른 '바보 성악가들'에게 작은 위안이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아시아. 136쪽. 1만2천원.

연합뉴스



▲ 상처조차 아름다운 당신에게 = 정여울 지음.

격월간 문학 잡지에 연재한 '정여울의 심리학 상담소'를 중심으로 중독과 공포, 분노 등 인간의 세 가지 심리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룬 글을 함께 묶어 정리한 심리 에세이다.

저자는 오랜 시간 쌓인 아픔들이 어른이 된 자신에게까지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었음을 털어놓는다. 어린 시절의 상처를 간직하는 마음속 '내면아이'를 보듬는 과정이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데 중요하다고 말한다.

또 자신의 불안과 두려움, 슬픔과 어둠의 실체를 완전히 민얼굴로 맞닥뜨리는 '대면'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는 어렵지만 필요한 내면의 분석 작업이라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책은 우리를 가장 아프게 하는 상처가 곧 내적 성장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도 설명한다. 심리학을 공부하고 사유의 시간을 거치면서 타인에 아픔에 더 잘 공감할 수 있는 '상처 입은 치유자'가 될 수 있었다고 고백한다.

은행나무. 300쪽. 1만5천원.

연합뉴스



▲ 부지런한 사랑 = 이슬아 지음.

날마다 이메일로 글을 보내주는 '일간 이슬아' 프로젝트로 주목을 받은 저자가 수년 전 글쓰기 교사로 일했던 글방에서 가르치고 배운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다.

저자는 글쓰기에서 재능의 유무가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말한다. 글방에 자신이 쓴 글을 더 많이 가져오기 위해 부지런히 애쓴 사람이 결국 글을 잘 쓰는 사람이 된다고 강조한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글쓰기는 인생의 섬세함을 모으고 간직하는 일이라고 전한다. 아이들이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적은 문장을 보며 글쓰기는 결국 '부지런한 사랑'임을 깨닫는다.

책에는 아이들이 직접 원고지에 손으로 쓴 문장들도 사진 형태로 사이사이 들어가 있다. 저자는 아이들의 원고지 아래에 자신의 느낌과 궁금한 것들을 메모하고, 때로는 '왕좋아!'라며 칭찬을 건네기도 한다.

문학동네. 284쪽. 1만6천원.

연합뉴스


rapha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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