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민수 디자인·조수용 마케팅 시너지, 기업 간 시너지로
카카오3.0 시대 사람·기술·회사 접목으로 글로벌 진출
▲ 조수용(왼쪽),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 사진 = 카카오 |
[한국금융신문 오승혁 기자] 기업을 이끄는 최고경영자(CEO)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늘 주목의 대상이다. 내부 구성원은 물론 주식투자자들과 같은 이해관계자들에게도 절대적 영향력을 미치기 때문이다.
새 시리즈 [리더가 말한다]에서는 각 기업 최고경영자의 주요발언을 소개하고 어떠한 맥락에서 이러한 발언이 나왔는지, 기업의 향후 전략과는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짚어본다. 〈편집자 주〉
“사람과 기술이라는 두 가지 테마는 평범하지만, 이 두 가지 개념만 살아있다면 카카오가 앞으로 할 일은 무궁무진하다.” “사람은 계속 그 자리에 있고, 기술은 계속 진보하기에 이 둘의 조합은 꾸준히 달라질 수밖에 없으며 이것이 카카오의 미래일 것이다.”
조수용 카카오 공동대표가 지난 7월 카카오톡 출범 10주년 기념 영상에서 카카오의 미래를 예측하며 남긴 말이다.
조 공동대표는 이어 ‘세상을 선하게 바꾼다’라는 표현을 인용하며 카카오의 사업이 이용자들의 삶 깊은 곳에 침투한 상황에서 카카오의 무관심으로 인한 악영향을 방지하기 위해 선의의 책임감을 가지고 세상을 봐야 한다며 ‘선한 영항력’이라는 카카오의 지향점을 강조했다.
조 공동대표가 카카오의 사업과 일상의 밀접한 관계를 예시했듯이 카카오의 사업 영역은 조수용, 여민수 공동대표의 지난 2018년 3월 취임 후 사업 영역을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한국의 웹툰, 웹소설 IP(지식재산권)이 전 세계 시장에서 널리 소비될 수 있는 ‘글로벌 플랫폼 네트워크’의 구축을 꿈꾸는 콘텐츠 기업 카카오페이지는 지난 20일 정보보호 관리체계 인증(ISMS)을 획득해 보안 강화로 그들의 꿈에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
IP의 일본, 중국, 미국 진출과 일본 내 카카오재팬의 만화 플랫폼 픽코마의 성장 등이 작품 외에도 수익성 측면에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픽코마의 거래액은 지난 2020년 2분기 기준, 1분기 대비 65%, 전년 대비 2.5배 성장을 기록했으며 지난 7월에는 일본 양대 앱마켓의 비게임부문 매출 1위를 기록했다.
콘텐츠 시장에서는 이외에도 자회사 카카오M이 제공하는 통합 동영상 서비스 카카오TV를 통해 기존 방송인의 역량, 캐릭터를 새로이 활용하는 전략하는 창의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시청률 집계를 진행할 수 없는 플랫폼의 콘텐츠임을 감안할 때,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프로그램 내용을 캡처를 통해 정리한 글들이 인기리에 공유되는 점이 가능성을 증명한다.
특히, 과거 예능 무한도전에서 투자 이야기로 화제를 모은 방송인 노홍철과 전문가들이 실전 투자로 진행하는 주식 프로젝트 ‘개미는 오늘도 뚠뚠’과 작사가 김이나가 첫 게스트 박보영 배우 등과 실제로 만나 카카오톡으로 인터뷰를 진행하는 ‘톡이나 할까’가 종종 화제에 오른다.
카카오의 이와 같은 행보는 콘텐츠 외에 캐릭터 시장에서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출시 초기 여타 기업이 진행하는 캐릭터 사업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예상되던 카카오프렌즈는 무지, 어피치 등이 견인한 초반 흥행에 이어 지난 2016년 라이언이 가세하며 국민 캐릭터 자리에 올라 해외 진출까지 활발하게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합병 전 카카오프렌즈 사업을 담당하던 카카오IX에 따르면 카카오프렌즈를 비롯한 카카오 캐릭터 사업의 지난해 매출액은 1536억원으로 카카오 매출의 큰 축을 맡고 있다.
카카오는 카카오커머스, 카카오IX와 지난 8월 이사회를 열어 카카오IX의 IP 라이선스 부문을 카카오로 합병시킨 뒤 최근 중국, 대만, 미국 매장을 오픈해 인지도를 빠르게 높이고 있다.
또한, 카카오뱅크는 10대를 위한 은행 ‘카카오뱅크 MINI’를 출범하고 최저 신용자 대상 서민대출상품 ’햇살론17‘을 출시하는 등 타깃맞춤 전략 상품으로 금융시장에 강수를 던진다.
1974년생인 조 공동대표보다 5살 위인 여 공동대표는 조 대표와 우애 좋은 친형제 같은 호흡을 보이며 지난 3월 연임에 성공, 2022년 3월까지 임기가 연장되었다.
여 공동대표는 지난 7월 카카오톡 출범 10주년 기념 영상을 통해 코로나19로 플랫폼을 이용하는 이들이 다양해졌다며 이에 따른 카카오의 존재 이유, 미래를 내다 봤다.
여 대표는 “코로나19로 인해 70~80대도 온라인으로 음식을 배달시키고 물건을 주문해야 하는 상황이 됐는데, 이 때 계정을 만드는 것부터 신용카드를 연결시키는 것까지 전 과정이 이들에게 무척 어려운 일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카카오의 기술과 플랫폼을 활용해 비대면 상황에서 이런 분들까지 모두를 포용하는 것이 카카오의 목표고 가야할 방향이다”라고 첨언했다.
두 공동대표가 이끄는 카카오 3,0 시대는 메신저로 모바일에 진입하던 1.0 시대와 카카오톡 기반의 영역 확장의 2.0 시기에 이어 사업간 시너지를 통한 글로벌 진출로 대표된다.
조, 여 공동대표가 선임 이후 멜론을 운영하는 자회사 카카오M을 합병해 멜론, 카카오톡 서비스의 융합이 두 대표가 바라보는 시너지 창출의 신호탄이었다고 보는 업계 시선이 많다.
서울대에서 산업디자인 학사, 석사학위를 받고 네이버의 녹색 검색창과 사옥 그린팩토리를 만든 뒤 지난 2016년 12월 카카오에 브랜드 디자인 총괄 부사장으로 합류한 조 대표가 기업의 전반적인 디자인을 맡는다.
고려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한 뒤 MIT 경영대학원에서 MBA 과정을 거쳐 네이버의 검색광고사업을 이끌고 지난 2016년 카카오의 광고사업부문 총괄 부사장을 합류한 여 대표가 카카오의 전반적인 마케팅을 이끈다는 평도 또한 나온다.
지난 2018년 공동대표 체제 시작 당시, 기업 경영에 혼선을 줄 것이라는 예측과 달리 서로의 시너지로 카카오 자회사 시너지 또한 기획하는 두 공동대표의 마케팅, 디자인으로 강화된 통신, 전자, 금융, 쇼핑, 콘텐츠, 게임 등 전반에 걸친 글로벌 진출에 산업 전체 이목이 쏠린다.
오승혁 기자 osh040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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