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기 매출의 절반이나마 챙겨
지원 없이는 면세산업 ‘생사기로’
"제3 자 반송·내수판매 전면허용"
내국민 한시적 면세쇼핑도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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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업계에 대한 정부 지원책이 이달 말 종료를 앞두고 있으나 연장이 불투명해 업계가 속을 끓이고 있다. 코로나19로 위기를 맞은 가운데 정부 지원책을 발판으로, '전성기' 매출의 절반이나마 챙겨왔던 만큼 위기감이 크다. 업계는 "정부 지원이 없으면 세계 1위의 국내 면세산업은 '생사기로'에 서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25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국내 면세점 매출은 코로나19 여파가 확연해진 지난 4월 9800억원으로 바닥을 찍은 후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2019년의 월 매출(2조원대)와 비교하면 반토막에 불과하지만 중국 보따리상(따이궁)들의 활약으로 5월 1조원을 회복한데 이어 6월 1조1130억원, 7월 1조2021억원, 8월 1조4441억원으로 선방하고 있다.
그러나 회복의 신호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업계의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상적인 사업환경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코로나19 종식이 전제조건"이라며 "지금은 따이궁에 대한 의존율이 커지면서 시장 불안정성이 더욱 커졌다"고 지적했다. 9월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로 인해 실적이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면세업계의 위기감은 '황금알'로 불렸던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이 세 차례나 유찰된 대목에서 확인된다. 그간 면세점은 시내면세점에서 벌어들인 수익으로 공항면세점의 적자를 메웠다. 공항면세점은 악명높은 임대료로 수익을 낼 수 없는 구조지만 상징성만으로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사업 지형도가 크게 흔들린 지금 예전과 같은 임대료 부담을 떠안을 수 없다는 것이 업계의 판단이다.
지난해 매달 2000억원대의 매출을 냈던 인천공항 면세점은 코로나 이후인 지난 6월에는 237억원에 그쳤다. 무려 90%가 줄어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면세점의 '숨통'을 터준 것이 제3자 국외 반송, 한시적 내수 판매 등을 포함한 정부 지원책이다. 수차례 서버 다운을 불러왔던 온라인 명품 판매나 아울렛에서의 새벽 줄서기 등은 현금 유동성 확보라는 측면에서 면세점에 유용했다. 롯데·신라·신세계면세점은 지난 6월 기준으로 재고자산을 4700억원 가량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청의 예상(약 1600억원)을 크게 뛰어넘는 수준이다.
소비자들에게 인기 있는 재고가 거의 소진된 상황이라 최근에는 제3자 반송의 중요도가 한층 높아졌다. 제3자 반송은 입국하지 않은 해외 면세사업자에게 국내 업체가 물품을 보내주는 제도다. 따이궁들이 입국하지 않아도 면세점 구입이 가능해지면서 면세점 매출 상승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했다.
면세업계는 오는 29일 종료되는 제3자 반송 및 내수 판매의 연장 또는 전면 허용을 비롯해 정부의 추가 지원책이 나와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내국인 면세한도인 600달러 범위 내에서 한시적으로 면세쇼핑을 허용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일종의 '가불제' 개념으로 이미 싱가포르와 태국, 일본, 중국 등에서 시행하고 있다.
면세업계는 면세쇼핑이 허용이 불가능할 경우 해외 직구와 같이 150달러 한도 내에서 온라인 구매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업계 관계자는 "면세시장은 한국이 세계 1위의 위상을 가진 몇 안 되는 시장"이라며 "면세산업이 부활할 수 있도록 정책당국이 현실적인 대책을 진지하게 고민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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