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달 13일 네덜란드 ASML 본사를 찾아 반도체 극자외선(EUV) 장비를 살펴보고 있다. /제공=삼성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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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정석만 기자 =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별세로 아들인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을 이끄는 ‘이재용 시대’가 본격 개막하게 됐다. 이 회장의 와병 이후 실질적인 삼성 총수 역할을 충실히 해 왔다는 평가지만, 이 부회장을 둘러싼 사법리스크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재계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과 반도체업계 M&A 등 산업 지형의 가속화 속에서 사법리스크가 새로운 삼성의 ‘뇌관’이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현재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과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기소돼 2건의 재판이 진행 중이다. 지난 22일 ‘삼성그룹 불법합병 및 회계부정’ 재판 절차가 시작됐고, 국정농단 파기환송심도 오는 26일 재판을 재개한다.
코로나19, 미·중 무역분쟁 등 불확실성이 커진 경영 환경에서 재판 준비에도 신경을 써야 하는 처지에 놓여 정상적인 경영 활동에 제동이 걸린 셈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6년 국정농단 사태 이후 지금까지 검찰에 10차례 소환돼 조사를 받았고, 특검 기소에 따라 80번의 재판을 받았다. 직접 출석한 재판만도 70여차례에 달한다.
각종 수사·재판을 받으면서도 한달에 한번 꼴로 국내외에서 활발한 현장 경영을 펼쳤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한달에 2~3회꼴로 사업장 등을 방문해 임직원들을 격려하고 위기 극복의 메시지를 던졌다.
지난 5월 중국 시안반도체 공장 이후 멈췄던 글로벌 현장 경영도 최근 재개했다. 이달 13일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 경영진과 사업협력을 논의했고, 19~22일엔 베트남 내 스마트폰·가전공장 등을 둘러보고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와 단독 면담도 가졌다.
재계에서는 코로나19로 불확실성이 커진 데다 글로벌 경쟁자들이 ‘합종연횡’을 통해 산업지형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앞으로 글로벌 산업계에서 삼성의 입지를 강화하는 데 이 부회장의 역할이 절대적으로 보고 있다. 수조~수십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M&A나 투자는 전문경영인이 아닌 총수의 판단과 결단에 의존할 수 밖에 없어서다.
그러나 잇단 사법리스크로 인해 삼성전자의 전략적인 경영활동이 발목을 잡힐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하다. 이 회장의 와병 이후 실질적인 총수 역할을 한 이 부회장은 적극적인 사업재편과 인수합병 등으로 미래 성장동력 키우기에 나섰지만, 2016년 11월 미국 전장기업인 하만을 인수한 이후 초대형 M&A가 멈춰서 있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반도체 업계를 중심으로 M&A를 통한 산업지형 재편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 부회장이 사법리스크로 인해 재판에 몰두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며 “이는 곧 삼성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고 글로벌 기업으로 한단계 나아가는 데 발목을 잡아 국가경제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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