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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한반도가 외면할 수 없는 미 대선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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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조 바이든, 지켜야 할 약속

조 바이든 지음, 양진성 박진서 옮김/김영사·1만9800원

오는 11월3일 미국 대선에서 당선이 유력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는 대통령이나 하원의장 등 주인공 정치인으로 부상하지 않았었다. 그는 언제나 의회 및 국정 운영을 조정하는 실용적인 중도 정치인으로 조연의 자리만 지켰다.

바로 그 점이 바이든을 이제 ‘미국 대통령’으로 불러낸 이유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극심해진 미국의 당파적 분열과 양극화는 ‘개성 있고 치고 나가는’ 정치인이 아니라 실용과 인내, 중도로 무장한 바이든을 불러냈다.

그는 집안에서 유일하게 대학에 진학한 흙수저이고, 29살 때 20년 이상 재직하던 공화당 현역의원을 상대로 도전해 간발의 차로 승리하고, 그 후 36년 동안 의회와 민주당의 중심을 잡았던 역할을 자신의 육성으로 전한다. 그는 북핵 문제를 놓고 조지 부시 전 대통령과 김대중 대통령의 불화를 한반도 입장에서 중재하기도 했다. 그가 한반도 문제에서 결코 소극적인 입장이 아님을 여러 대목에서 말한다.

그의 실용적 조정 능력은 인내가 바탕임을 보여주는 개인적 경험도 드러난다. 어린 시절의 말더듬, 첫 상원의원 당선 뒤 교통사고로 아내와 갓난 딸이 숨진 일, 1988년 대선 후보 경선 뒤 뇌동맥류 질환으로 죽음을 넘나든 사고 등은 그가 개인적 불행을 딛고 인고의 세월 속에 단련됐음을 말한다.

책은 아내 질이 “당신은 밖에 나가 올바른 이유를 가지고 출마할 거고, 왜 당신이 대통령이 돼야 하는지 말할 거야”라며 그의 출마를 종용하는 대목으로 끝난다. 바이든이 직접 쓴 자서전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이후 민주당에서 힐러리 클린턴, 버니 샌더스 등을 대통령 등극 무대로 불러냈으나 모두 실패한 뒤 바이든에게 그 차례가 돌아갈 수밖에 없었던 배경을 보여준다. 바로 그가 보여준 통합 능력이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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