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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2 (일)

코로나 시대에도 임신 중 운동은 필수… 숨차지 않을 정도로 걷는 게 가장 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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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행복입니다]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유행으로 임신부들도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연말에 2차 대유행이 올 것으로 예상한다. 많은 사람이 설마 그런 상황까지 오지 않기를 바라지만, 현재로선 언제 이 상황이 종식될지 알 수 없다.

요새는 임신 중 어떤 증상이 발생하거나, 만삭에 분만 진통이 생겨서 병원에 갑자기 입원하게 되면, 코로나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임신부들도 분만장의 격리된 공간에서 마스크를 쓴 채로 검사 결과를 기다리며, 치료받고 있다. 임신으로 인해 배도 나오고, 숨도 차서 여러 가지 불편한 증상이 있는 가운데 이런 상황을 맞게 되는 임신부들을 보면 안타깝다. 코로나로 인해 임신부들의 가장 두드러지는 변화는 감염 우려로 인해 가급적 외출을 삼가게 되고, 따라서 적절한 운동을 하지 못하는 것이다. 하지만 임신 중에 적절한 양의 운동은 필수적이다.

조선일보

박중신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임신 중에 운동이 부족해 체중이 너무 많이 늘게 되면 임신중독증이나 임신성 당뇨병 등 임신 합병증의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며 “수영, 걷기 등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고 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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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중에도 적절한 운동은 필수

임신 중에 운동이 부족해 체중이 너무 많이 늘게 되면 임신중독증이나 임신성 당뇨병 등 임신 합병증의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수영, 걷기 등을 권장하며 특히 임신 중에는 걷기가 가장 손쉽고, 안전하게 할 수 있는 운동이다. 이때 적절한 운동량의 기준은 숨이 차지 않을 정도, 즉 대화가 가능할 정도로 운동을 하는 것이다. 어떤 임신부들은 계단을 오르는 운동을 하기도 하는데, 이는 권장하지 않는다. 임신으로 배가 나온 상태여서, 몸의 중심을 잃기 쉽고, 혹시 계단에서 넘어지는 낙상 사고라도 일어나면 큰일이기 때문이다. 임신 중에 근력 운동은 피하는 것이 좋으며, 무거운 것을 드는 운동은 조산의 위험성을 증가시킨다. 요즘은 이런 경우가 드물지만, 오토바이 등 진동이 심한 이동 수단은 피하는 게 맞는다.

◇장거리 여행 땐 탄력 스타킹 신어야

집에만 있다가 오랜만에 야외로 나갈 때, 승용차를 타고 같은 자세로 오래 앉아있는 것은 좋지 않다. 임신 자체가 혈전 생성의 고위험 상태이기 때문에, 하지에 혈전이 잘 생기기 때문이다. 혈전이 혈관에서 떨어져 나가 폐혈관을 막기라도 하면 치명적인 색전증이 발생할 수도 있다. 따라서 임신부가 장거리 여행을 할 때는 하지의 혈전 생성을 예방하기 위해 탄력 스타킹을 신거나, 아니면 자주 차에서 내려 잠시 걸으면서 다리를 풀어주는 것이 좋다. 탄력 스타킹은 임신 중에 어떤 이유로든 오랫동안 누워있어야 하는 경우에도 사용해야 하며, 정맥류나 부종 치료를 위해서도 사용할 수 있다. 비만이거나 고령인 산모도 사용하면 도움이 된다는 의견이 있으나, 아직은 논란이 있다.

◇운동량 부족하면 과식 피해야

운동량이 부족하다면 식사도 너무 많이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임신 전에 영양실조 상태였다면 임신 후에 당연히 식사량을 늘려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여성 대부분은 임신 전에 오히려 영양 과다로 다이어트를 하는 경우가 많아서, 임신했다고 굳이 더 많이 먹을 필요는 없다. 임신 중 평균 체중 증가량은 11~13kg 정도인데, 임신 전에 마른 체형이었다면 이것보다 좀 더 느는 것이 좋고, 비만한 체형이었다면 이것보다 좀 덜 느는 것이 좋다. 태아가 임신 주수에 비해 작은 경우에 식사량을 늘리는 경우가 많은데, 대개 태아 성장에는 도움이 되지 않고 임신부 체중만 늘게 된다. 태아가 작은 이유는 임신부 영양 부족보다는 태반 기능 저하 등 다른 이유가 훨씬 많기 때문이다.

최근 일교차가 심한 환절기에 접어들었다. 감기 등 호흡기 질환에 걸리지 않도록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은 피하고, 사람들과의 간격을 유지하며, 마스크를 꼭 쓰고 외출하는 것이 좋겠다. 코로나로 모두가 힘든 시기이지만,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건강하게 생활하면 안전하게 출산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박중신 서울대학교병원 산부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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