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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美노선은 배 부족하고 유럽은 넘치고…해운사들 `발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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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출 물류비 폭등 ◆

매일경제

미국노선 컨테이너선 운임 급등으로 10년 만에 해운업 호황이 찾아왔지만, 해운사들은 당장 투입 가능한 선박이 부족해 웃기 힘든 상황이다. 해운사들은 글로벌 해운동맹의 정책과 신규노선 초기 투자비용 등을 이유로 추가 선복량 확보가 쉽지 않다고 토로한다.

21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표 국적 선사인 HMM(옛 현대상선)은 화주들의 요청에 따라 지난 8월부터 매달 부산~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항로에 추가 컨테이너선을 긴급 투입했다. 지난 12일에는 해당 구간에 직기항 서비스로 컨테이너선 2척을 긴급 투입했다. 이 선박은 이달 31일 부산에서 출발해 다음달 11일 LA에 도착할 예정이다. 최근 수출기업들의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국적 선사로서 지원에 나선 것이다.

HMM은 이미 미주 노선에 기존에 운영하던 선박들을 100% 투입하고 있다. 최근 선박 공급이 부족해진 것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잠잠해지면서 미국을 중심으로 물동량이 예년보다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유휴 선박까지 동원해 미국 노선에 선복량을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여전히 넘쳐 나는 수요에 비해 선박이 부족해 해운사들도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물동량이 많지 않은 유럽 노선의 컨테이너선들을 투입하면 되지 않느냐'는 주장도 나온다. 하지만 HMM의 경우 지난 4월부터 정회원으로 활동한 해운 동맹 '디 얼라이언스'의 정책에 따라 유럽 노선의 선복량 중 일부를 이미 감축했다. 자칫 임의로 선박을 줄였다가는 어렵게 가입한 국제 해운 연합체인 동맹에서 신뢰를 잃을 수 있다는 점이 부담이다.

새로운 항로 개설에 초기 투자비용 대비 이익을 확신할 수 없다는 점도 주요 이유다. HMM에 따르면 통상 미주 항로 서비스 라인 하나를 개설하기 위해서는 7000~8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선박이 7개 필요하다. 일주일을 기준으로 연속적인 운송 서비스가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당장은 운임지수가 높다고 하지만 항로를 개설하는 투자비용을 회수할 수 있을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섣불리 투자에 나설 수 없다는 입장이다. HMM은 올해 10년 만에 연간 기준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 2010년 601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뒤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수천억 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HMM은 해운 시황 개선과 더불어 올해 5월 출항한 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이 만선 행진을 이어가는 등 영향으로 올 2분기에 21분기(5년3개월) 만에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HMM은 항로 합리화, 화물 비용 축소 등 원가 구조 개선 효과에 더해 운임도 상승하면서 컨테이너 사업 부문과 벌크 부문 모두 영업이익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HMM의 올해 영업이익을 8000억원 안팎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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