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8 (토)

[매경춘추] 포용사회로 가는 길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필자는 한국맥도날드의 대표로 부임하기 전 한국이란 낯선 문화 속에서 어떻게 조화롭게 조직을 만들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했다. 하지만 부임 후 내가 만난 한국 사람들은 다른 문화에 대해 너그럽고, 서로의 '다름'을 인정해주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나'를 앞세우기보다는 '우리'라는 개념 안에서 공동체 속 개인들의 각기 다름을 존중하고 포용하며, 이를 통해 함께 성장하도록 서로 독려하는 문화라는 점이 특히 인상 깊었다.

'포용'이란 가치는 필자의 회사에서 매우 중요하다. 전 세계 120여 개국에 진출한 글로벌 맥도날드는 단순히 햄버거를 파는 다국적 기업을 넘어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포용'을 주요 핵심 가치 중 하나로 선정하고 다양성을 존중하며 모두에게 기회를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전 세계 직원의 문화적 다양성을 포용하고, 서로 다른 직원들이 조화를 이루도록 이끌며, 어떤 직원도 차별받지 않고 일할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하고자 한다.

경영에 있어서 다양성은 꼭 필요한 일이다. 필자의 회사는 성별, 나이, 학력 등에서 차별 없는 열린 채용과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근무 환경 조성에 힘을 쏟고 있다. 주부와 시니어 크루를 채용하고, 중증 장애인을 포함한 장애인 직원 178명이 현재 근무하고 있다. 주부와 노년층, 장애인 직원들이 함께 일하며 각자의 장점과 가치를 발휘한다. 주부의 시선으로 아이들에게 건강한 음식을 만들고, 장애인의 시선으로 약자에게 편리한 시스템을 만들어간다. 다양성을 유지하는 것이 바로 고객 서비스로도 이어지는 것이다.

다양성 포용은 조직 내 배려 문화를 확산하며 보다 다양한 계층의 인재 육성에 기여한다. 한국맥도날드의 남녀 성비는 거의 동등한 수준이다. 그 외에도 신입과 경력, 청년과 시니어, 장애인과 비장애인 등 다양한 계층의 직원이 함께 근무하며 서로 다른 견해와 차이를 이해하고 상호 배려하는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지난해 92세 나이로 은퇴한 임갑지 크루는 다양성의 힘을 보여준 대표 사례다. 70대 중반의 나이로 크루 업무에 새롭게 도전해 17년간 단 한 번의 결근이나 지각 없이 근무했다. 임 크루의 높은 책임감과 성실함은 젊은 직원들에게 큰 귀감이 됐다. 쉽게 발견하지 못할 보석 같은 인재가 회사를 통해 성장했고, 다시 그 능력이 회사에 큰 도움이 되고 있는 것이다.

다양한 생각들을 배척하지 않고 조화롭게 수용하는 태도는 개인과 사회의 발전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 다름으로 나타나는 모든 현상들의 가치를 인정하면 그것의 장점을 살려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 이주민의 나라인 미국은 다양한 문화와 인재를 받아들여 이들이 만든 창의성에 기반해 발전했다. 17세기 네덜란드의 부흥기도 포용정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맥도날드의 다양성 포용 문화가 한국 사회가 더 다양해지고 평등해지는 데 일조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을 다짐해 본다.

[앤토니 마티네즈 한국맥도날드 대표이사]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