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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차트로 보는 중국] 3년새 9.5배 폭증한 中 미니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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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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短小精悍(단소정한·작은 것이 세차다는 중국 성어).

최근 국경절 연휴 기간 중 중국의 한 식당 대기 번호가 4000번을 넘어 화제가 된 바 있다. 이유는 '온라인 줄서기' 때문이었다. '앱 안의 앱'이라 불리는 미니 프로그램으로 중국 디지털 생태계가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미니 프로그램 등장은 불과 3년 전이다. 텐센트가 위챗(웨이신) 플랫폼을 기반으로 2017년 처음 시작했고, 당시 사용 가능한 프로그램은 약 58만개였다. 알리바바, 바이두 등 유수의 디지털 기업들도 잇달아 미니 프로그램 플랫폼을 출시하면서 2020년에는 약 550만개로 9.5배 늘었다. 세계적인 주요 앱스토어에서 제공되는 앱의 숫자가 각각 200만~300만개 수준임을 고려할 때, 중국 내 미니 앱 생태계의 규모를 가늠해 볼 수 있다.

사용법이 간단해 필자도 자주 이용한다. 위챗이나 알리페이를 열어 원하는 서비스를 찾으면 된다. 예컨대 식당에 가기 전 예약 프로그램에 들어가 미리 줄을 설 수 있다. 밀크티나 햄버거 등 테이크아웃 음식은 사전에 주문해놓고, 지나가는 길에 찾으면 되니 기다릴 필요가 없다. 통신사와도 연결돼 매달 전화요금이 나올 때마다 메시지가 뜨고 버튼 하나만 누르면 결제가 끝난다. 게임기에 문제가 생겨 수리를 받을 때에도 신청 접수, 택배 배송, 수신 등 모든 과정을 미니 프로그램으로 해결했다. 머리를 다듬을 때에도 단골 미용실 프로그램에 들어가 원하는 미용사와 시간대를 고르면 된다. 고객사와 원격 회의를 할 때 역시 관련 프로그램에 들어가 ID를 입력하면 끝이다. 코로나19가 한창 유행하던 기간에는 상하이 정부 계정과 연결해 시시각각으로 발표되는 정책 변화를 파악했다.

기존 앱과 중요한 차이점은 미니 프로그램에서는 '다운로드'가 필요 없다는 것이다. 검색을 통해 원하는 항목을 찾아 들어가면 그만이다. 따라서 스마트폰의 저장 공간을 차지하지도 않고, 구동 속도도 빠르다. 글로벌 앱스토어 플랫폼이 긴장하는 이유다.

기업에는 고객과의 접점을 만들어내는 기회를 준다. 개인화된 마케팅 메시지, 맞춤화된 제품을 통해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하지만 경쟁도 치열하다. 위챗에는 미니 프로그램 300만여 개가 있고, 매월 8억명 이상이 사용한다. 이 중 100만명 이상이 사용하는 프로그램은 1000여 개, 5000만명 이상은 21개에 불과하다. 한국 기업 역시 미니 프로그램을 효율적인 중국 시장 공략 수단으로 고려해 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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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정민 맥킨지 글로벌연구소 중국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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