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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6 (일)

산업현장선 "5G 통하네"…LTE땐 엄두 못내던 협동로봇 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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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란의 5G 긴급점검(下)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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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KJC우진은 5G(5세대) 하나로 한 달 새 완전히 다른 기업이 됐다. 가스계측기 같은 제품의 케이스를 생산하는 이 회사가 지난달 기업 전용 5G인 3.5기가헤르츠(㎓)를 깔면서다. LTE에서는 엄두를 내지 못했던 협동로봇 2대를 들이기 위해서다. 그간 이 공장은 유선과 LTE를 썼는데, 5G망 덕분에 최대 수십 메가비트(Mbps)급 데이터 전송 속도와 1ms(0.001초)대 저지연 성능이 구현되면서 로봇을 활용한 '스마트팩토리' 구축이 가능해졌다. KJC우진 관계자는 "직원 1명이 18시간 이상 작업하는 도장작업 시간이 4시간30분으로 대폭 단축됐다"며 "시간당 생산량도 1330개에서 1440개로 늘고 모바일에서 실시간 생산 모니터링이 가능해지면서 불량률도 개선됐다"고 말했다. 5G가 아직은 일반아파트 단지를 비롯한 생활공간에서는 깊숙하게 파고들지 못하고 있지만 산업 현장에서는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19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5G 관련 기업 간 거래(B2B) 시장 규모는 5년 내로 25조원 규모까지 커진다. 전체 5G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72.6%에 달할 전망이다. 올해 5G 전체 시장 규모가 3조원임을 감안할 때 폭발적인 성장이 일어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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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로 대용량 생산 데이터를 관리하고 고속 공정에서도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대응할 수 있는 로봇 도입이 가속화하고 있다. 사진은 경기 광주시 현대로보틱스 쇼룸에서 작업자가 로봇을 모니터링하고 있는 모습. [사진 제공 = KT]


현재 5G가 가장 큰 힘을 발휘하는 곳은 '스마트팩토리' 분야다. 이동통신사가 경쟁적으로 기업 전용 5G망을 전국 공장에 깔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KT의 5G망에 연결된 증강현실(AR) 글라스와 지능형 CCTV를 생산 공장에서 활용한다. 조선소에서는 안전 직원들이 목에 건 밴드형 360도 카메라가 전송하는 실시간 영상을 관제센터에서 분석한다. 물류센터에는 5G와 인공지능(AI)이 결합돼 음성만으로도 지게차를 제어할 수 있다. 문성욱 KT 기업신사업본부장은 "5G를 활용한 스마트팩토리로 생산 현장에 '실시간' 개념이 처음 도입됐다"며 "사람과 로봇이 협업하는 장면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5G는 기존 대형 병원도 확 바꾸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은 KT와 디지털병리진단, 원격 수술지도, 병실 내 AI 케어, 수술실 내 자율주행로봇 등을 개발해 검증을 마쳤다. 5G 모바일에지컴퓨팅(MEC) 기술도 주목받고 있다. MEC는 데이터를 이용자와 물리적으로 가까운 곳에서 처리해 네트워크 지연시간을 줄이는 5G 핵심 기술이다. 이르면 내년 스타필드 코엑스몰에서는 모바일을 켜고 매장 간판을 클릭하면 해당 매장 상품 정보나 주변 매장의 주력 상품, 할인 쿠폰까지 AR 콘텐츠로 볼 수 있다. SK텔레콤은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 아마존웹서비스, 마이크로소프트와 전국 단위 '5G 엣지 클라우드' 서비스를 연내 상용화한다. 이에 필요한 5G MEC 거점을 전국 12곳에 구축하고 있다. 최근 모빌리티 사업을 분사하고 미국 최대 모빌리티 기업인 우버와 손잡고 '하늘을 나는 차(플라잉카)' 시장에 도전할 수 있는 것도 5G망 덕분이다.

5G 로봇도 이통사의 B2B 작품이다. LTE는 50m 이내의 위치 정확도에 그쳤으나 5G망은 10㎝ 이내로 가능하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는 5G 순찰로봇의 실증을 연내 마무리하고 내년부터 상용화에 나설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물류로봇과 방역로봇도 상용화할 예정이다. 신민수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5G는 LTE와 달리 통신사가 통신망에 다양한 솔루션 등을 묶어 플랫폼 사업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보다 기업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임영신 기자 / 이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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