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먼저 빙하가 되겠습니다·예올리
남미 사회에서도 천대받았던 소수 민족 꼬레아노가 농장에서 강제노동하다 아바나 대학에 들어가고 쿠바 혁명의 주역인 체 게바라와 친구가 된다.
하층민이었던 주인공이 혁명 주역이 될 수 있었던 끈이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이다. 고단한 노동 속에서 혁명 세력 지하 연락책으로 활동하던 그는 우연히 이 클럽 멤버들과 친하게 되고 타고난 음악적 재능에 힘입어 기타리스트로 활동하게 된다.
그는 사회주의 혁명에 나서는 친구들을 따라 산속으로 들어가 게릴라 활동을 하고, 끝내 혁명의 중심에 선다.
작가 전경일은 이 작품을 집필하는 1년 6개월 동안 쿠바 아바나에 체류했다고 한다. 1999년 '세계의 문학'을 통해 등단한 그는 '붉은 장미', '마릴린과 두 남자', '조선남자' 등 소설을 펴냈다.
다빈치북스. 396쪽. 1만3천500원.
▲ 내가 먼저 빙하가 되겠습니다 = 종로 토박이이자 직장인 시인인 박성현의 두 번째 시집이다.
소설 서사처럼 시공을 묘사하는 형식과 기법이 독특하다. 시선의 확장을 통해 일상 속 주변의 사물과 타자들로 다가간다.
'마른 볕에 당신이 고여 있었다 뜻밖이라 한걸음에 달려갔지만 당신은 꼭 그만큼 물러났다 볼 수만 있고 닿을 수 없어 마음만 우둑했다 볕은 숲을 흔들면서 꽃가루를 날렸다 북쪽으로 떠나는 철새처럼 크게 휘어지고 출렁거렸다 하늘이 노랗게 덧칠되다가 물에 씻긴 듯 맑아졌다 너는 어디를 보고 있냐는 당신의 옛 물음 같았다 나는 소리가 없으므로 가만히 바라보기만 했다 한참을 바라보는데 그만 몸이 무너졌다' (시 '바라보다' 전문)
박성현은 2009년 중앙일보를 통해 등단해 한국시인협회 젊은시인상 등을 받았다. 시집 '유쾌한 회전목마의 서랍'이 있다.
문학수첩. 128쪽. 8천원.
▲ 예올리 = 우즈베키스탄 출신 작가로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활동하는 박미하일의 장편소설.
엔지니어 안드레이가 로봇을 만들어 사랑하고 아내로까지 삼는다는 동화 같은 이야기다. 납치된 로봇 아내를 찾아 험한 길도 마다하지 않는 남편의 모습에서 '사랑'의 진정한 의미를 찾는다.
다시 만난 안드레이와 예올리가 한반도 남해에 정착해 사는 것으로 이들의 여행은 끝난다. 2007년 카타예프문학상을 받은 작품이다. 전성희 옮김.
상상. 408쪽. 1만5천원.
lesl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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