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장’ 나아가는 이언주 前 의원
“野 친이·친박 식상…이대로면 몰락”
“새 세대 중심 새 판 짜고 미래 지향”
“부산 시대정신 ‘변화’…국제도시로”
“부산 혁신, 가장 잘 알아서 적임자”
“민주당 후보 낼 것…방심하면 안 돼”
이언주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의원. |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이언주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은 '라임·옵티머스 사태'를 놓고 "어마어마한 게이트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 전 의원은 최근 헤럴드경제와 만나 "권력·직권남용 소지가 있을 수 있고, 운동권 인사들의 위선도 적나라하게 드러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법조·기업인 출신의 이 전 의원은 이른바 '3억 대주주'에는 "야당이 총결집해 결사항전해야 했지만, 이재명 경기지사에게 선수를 빼앗겼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 전 의원은 내년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출마 뜻을 굳혔다. 그는 "현재 부산의 시대정신은 변화"라며 "당면 과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면 기꺼이 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이대로 가면 몰락한다"며 '새 인물'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정부여당의 악재로 지목되는 이른바 '라임·옵티머스 사태'를 어떻게 보는가.
=정보가 더 나와야겠지만, 어마어마한 게이트가 될 가능성이 있다. 사모펀드의 한 투자 과정에서 (정부여당 측 인사가)개입했다는 것인데, 권력·직권남용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 수사 결과가 구체적으로 나온 바 없지만, 소위 정부여당 내 운동권 인사들이 개입됐다는 의혹이 나온다. 도덕적 우위를 주장하는 이들의 위선이 적나라하게 드러날 수 있다. 자본시장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조 단위의 피해를 본 '개미 투자자'들의 정치 불신도 깊어질 것이다.
▶문재인 정권에선 유독 사모펀드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는 말도 있다.
='조국 사태' 때도 그랬다. 권력을 이용해 특정 사업을 촉진시키고 띄워준다. 권력을 통해 접근할 수 있는 미공개 정보를 얻어 투자한다. 이에 따라 유독 '불공정' 이슈가 불거지는 것이다. 정부여당은 적폐 청산, 공정사회 실현을 내걸고 집권에 성공했지만, 그들이 (이에 관해)더 문제가 되고 있다.
▶정부여당의 부동산 정책은 어떻게 진단하는가.
=정부여당은 집값 올리기를 목표로 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한다. 집값을 낮추려면 급매를 내놓도록 해야 한다. 그런데 거래세, 양도세 등을 모두 올리면 거래가 경직되는 것은 당연하다. 문재인 정권은 무능한 게 아니고, 목표대로 가고 있다. 세수를 확대하고 사회계층 간 위화감과 상대적 박탈감을 건드려 '분노의 표심'으로 만드는 것이다.
▶정부가 주식양도세 과세대상인 대주주 요건을 3억원으로 확대하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정부가 집은 투기 대상이니 주식에 투자하라고 하지 않았는가. 그렇게 말하고는 대주주 요건을 3억원으로 두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일이다. 오직 세수 확대만 생각하고 있다. 재정 정책을 방만하게 운영하다보니 그런 일이 생기는 것이다. 차라리 이런 저런 일로 재정누수가 많으니 세입을 늘려야 한다고 솔직히 말해야 한다. 건강한 논의가 이뤄져야 하며, 갑자기 뒤통수를 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야당이 총결집해 결사항전해야 했지만, 이재명 경기지사에게 선수를 빼앗겼다.
▶노동개혁도 국회 내 논의 테이블에 올랐는데.
=가장 손을 봐야 할 것은 옛 시대 논리에 따른 '주 52시간제'다. 스타트업 등 작은 회사들은 이런 규제로 인해 사업을 지속하기 힘든 실정이다. 산업 트렌드가 단순 제조에서 소프트웨어 등으로 바뀌고 있어 시간 제약은 큰 의미가 없어졌다. 신산업 분야에선 관리자와 노동자가 사실상 동업관계일 때가 많다. 근무 환경에 대해선 다양한 방식의 스톡옵션 등을 통해 보완할 수 있다.
이언주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의원. |
▶내년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출마 뜻을 굳혔다고 들었다.
=제가 부산의 당면 과제들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기꺼이 하겠다는 생각을 한다. 변화가 있어야 할 부산에서, 스스로 혁신적이면서 그런 문화에도 가장 익숙하지 않을까 한다.
▶부산시의 현 상황을 어떻게 진단하는가.
=현재 부산의 시대정신은 변화다. 부산의 경제 관련 지표들은 전국 최하에 머물러 있다. 동북아시아와 태평양의 허브 역할을 할 수 있는 부산은 좌절감에 빠져있는 것이다. 과거 하드웨어 중심 산업을 소프트웨어 중심 산업으로 개량하고 문화·예술·관광 산업을 촉진시키면서 특히 스타트업 활성화에 집중해야 한다.
▶부산시를 바꿀 '콘셉트'를 구상하고 있는가.
=부산은 서울과 비교하지 말고 태평양 너머의 국제적 세계도시들과 발 맞춰야 한다. 부산은 우리나라에서 외부 문화가 가장 빨리 들어오던 곳이다. 지금은 그 정체성이 잠시 잊혀졌지만, 다시 개항·국제도시로 정체성을 찾을 수 있다. 또 내년 보선 2곳은 성추문으로 인해 이뤄지는 것이다. 공직사회 내 가부장적 문화에 대한 혁신이 있어야 한다.
▶밑그림은 그리고 있는가.
=지금은 먹고 마시고 노는 사이에도 부가가치가 창출되는 세상이다. 엔터테인먼트 산업 활성화를 위해 과감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또 스타트업 기업들이 1000억원대 매출 이상을 올릴 기업들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
▶더불어민주당이 후보를 낼 것으로 예상하나.
=당연히 낼 것이다. 김해영 전 민주당 최고위원 정도가 물망에 오르지 않을까. 민주당은 후보를 굉장히 잘 '포지셔닝'한다. 결코 방심할 수 없는 사안이다.
▶내년 보선은 향후 대선에 앞서 '예비고사'가 될 것이어서 더 공을 들어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과거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일 때를 예로 보면, 박원순 전 서울시장 등 당시 민주당계 단체장들이 스피커 역할을 했다. 이번에는 서울·부산 시장 등 큰 자리가 2곳인데, 이들은 대선 과정에서 후보들을 위한 스피커가 될 수 있다. 만약 물에 물 탄 듯, 술에 술 탄 듯한 인사가 시장에 오른다면 그때 무슨 도움이 될 수 있겠는가. 대선에 이기려면 우리가 새로운 시대를 지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기득권이 없던 세력들이 지금의 새 기득권을 타파하고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 과거 정권과는 크게 연관되지 않는, 그 세대의 누와 크게 관련 없는 새로운 세대들이 나오는 그림이 짜여야 할 것이다. 5~10년전 리더들이 반복하고 있다면 국민은 미래가 없다고 볼 것이다.
▶내년 보선이 막을 내리면 국민의힘은 곧장 대선을 준비해야 할텐데.
=야권 세력들은 스스로 새로운 시대를 지향하고, 예전과는 다르다는 점을 보여줘야 한다. 친이(친이명박)·친박(친박근혜) 등 식상한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전체 집단이 살고, 옛 명예도 회복할 수 있다.
▶현재 국민의힘이 이같이 큰 선거들을 앞두고 정부여당에 맞서 잘 나아가고 있다고 보는가.
=이대로 가면 우리는 몰락한다. 희망이 없다. 국민은 미래가 보여야 하는데 5~10년 전 리더들이 그대로 반복하고 있는 것으로 볼 것이다. 점잖게 싸우면 욕은 안 먹을 수 있다. 하지만 이는 민주당이 짠 프레임이다. 민주당도 이재명 경기지사와 안희정 (전)충남지사 등 각각의 목소리와 포지션이 있지 않았는가. 우파 진영에도 다양한 노선이 있는데, 야성을 위축시키는 상황으로 가는 것 같다.
▶문제점과 대안을 무엇으로 보나.
=무엇보다 지향점이 분명하지 않다. 선명한 대안을 내놓아야 지지층이 결집한다. 자리에 앉아 제3자처럼 평론을 하는 일은 중도가 아니다. 진심을 다해 절규하고 호소해야 한다.
yul@heraldcorp.com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