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유전·쓰지 않을 이야기
작가는 이 소설을 'K장녀(코리아 장녀)에 대한 서사'로 부른다고 한다. 시인 지망생인 '나'는 40대 미혼 여성이면서 장녀다. 집안일에 시달리는 데다 여동생이 이혼하면서 경제적으로 어려워진 집안에서 조카들까지 돌봐야 하는 처지다.
자신에게 집중할 시간이 없는 '나'는 시를 필사하는 게 낙이다. 하지만 고단한 집안일은 시를 필사할 여유조차 없게 만들고 가사 노동의 가치가 경제적 의미가 없는 것으로 치부되는 현실에 힘들어한다.
하지만 '나'는 지난한 현실 속에서도 희망을 찾아 나아간다. 좁은 빌라 한구석에서 자신만의 시를 쓰기로 용기를 낸다. 한순간이라도 오롯이 '나'로 살려는 자유 의지다.
김이설은 2006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해 소설집 '아무도 말하지 않는 것들', 경장편 '나쁜 피', '선화' 등을 펴냈다.
작가정신. 196쪽. 1만2천원.
▲ 다정한 유전 = 산골 소녀들의 이야기와 그들이 쓰는 글을 겹쳐 보여주는 콜라주 같은 소설이다.
산골 작은 마을에서 대학 입시를 좌우할 백일장에 출전할 한 자리를 놓고 아이들이 경쟁한다. 이들은 예선전 격으로 모두 한 편씩 글을 써서 가장 좋은 작품을 낸 사람이 대회에 나가기로 의견을 모은다.
이들은 남성에 의해 피해를 본 여자들 또는 사고를 당하거나 슬픈 처지로 살아가는 여자들의 이야기를 쓴다. 그러면서 이들은 서로 삶이 연결돼 있음을 깨닫고 애증 속에도 함께하는 삶의 가치를 알아간다.
강화길은 2012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괜찮은 사람', 장편 '다른 사람' 등이 있다. 한겨레문학상, 젊은작가상 대상 등을 받았다.
아르테. 152쪽. 1만원.
▲ 쓰지 않을 이야기 = 젊은 여성 작가 네 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상징되는 '팬데믹 시대'를 주제로 테마 소설집을 엮었다.
조수경 '그토록 푸른', 김유담 '특별재난지역', 박서련 '두痘', 송지현 '쓰지 않을 이야기'가 실렸다.
감염병으로 인한 일상의 파괴와 생계난, 비정규직 노동자의 실직 등을 각자 개성 있는 시선으로 다룬다.
아르테. 208쪽. 1만1천원.
lesl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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