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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책에서 세상의 지혜를

[신간]한 알의 모래에서 세계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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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이밸루쿠스·행복의 해답

(서울=연합뉴스) 임형두 기자 = ▲ 한 알의 모래에서 세계를 본다 = 장성익 지음.

코로나19라는 바이러스의 대습격으로 온 세상이 쩔쩔매고 있다. 최강 미국의 대통령조차 큰소리만 칠 뿐 속수무책이다. 지구촌은 전에 없던 혼돈과 고난의 소용돌이에 깊숙이 휘말려 들었다. 1960년대부터 전염병 시대는 막을 내렸다고 단언해왔지만 일시적 환상이자 착시에 지나지 않는다.

재앙은 왜 일어났는가? 환경과생명연구소 소장인 저자는 인간이 자연을 지나치게 착취·학대하고 망가뜨린 것이 근본 원인이라고 말한다. 집약 농업, 단일 경작, 숲 파괴, 기후 변화, 공장식 축산, 항생제 남용 등이 그 세목이다.

이 책은 '환경 고전'이라고 할 만한 유명 도서 30권의 이야기 모음이다. 환경 관련 잡지와 출판사에서 오랫동안 일해온 저자는 "코로나19 사태는 인간이 자연을 무분별하게 파괴할 때 어떤 일이 닥치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준다"면서 "모든 것은 서로 연결돼 있고, 사람은 자연의 일부다. 자연이 아프면 사람도 아프다. 자연이 병들면 사람도 병든다"고 생명의 진실을 일깨워준다.

이를 위해 '녹색'의 이성과 감성으로 우리 앎을 살찌우고 우리 삶을 움직이는 국내외 '환경 고전'들로 앎과 삶의 지평을 넓혀준다. '녹색'이라는 포괄적 주제 아래 해당 도서의 주요 내용을 쉽고 유려한 문체로 이야기하는 것이다. 예컨대, 제임스 러브록의 저서 '가이아'를 다루면서 "지구는 살아 있는 생명체"라고 전제한 뒤 "환경 파괴를 일으킨 주범은 다름 아닌 인간이다. 인간이 생태계를 지나치게 파괴하고 교란함으로써 환경과 인간 사이의 상호작용의 균형을 깨뜨린 결과 빚어진 재앙이 코로나19 사태다"고 직설 비판한다.

이상북스. 352쪽. 1만8천원.

연합뉴스



▲ 호모 이밸루쿠스 = 김민주 지음.

인류가 사는 이 세상에서 대한민국 사람들만큼 시험에 목매는 사회가 또 있을까? 태어나는 순간부터 '예쁘다', '잘 생겼네' 같은 평가에 끊임없이 노출된다.

평가의 정점은 전 국민의 관심 속에 치러지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이다. 단 한 번의 시험으로 평생의 운명이 좌우된다고 보고 한 해 수십 만 명의 학생과 그 학부모가 시험에 매달린다.

동양대 공공인재학부 교수인 저자는 우리 사회를 '평가지배사회'로 규정하고 이 평가지배를 살아가는 인간을 '호모 이밸루쿠스(Homo Evalucus)'라고 명명한다. 수없이 평가하고 평가받으며 살아가는 '시험 인간'이라는 얘기다.

시험과 평가는 학창 시절에 한정되지 않는다. 취업과 승진 등 일터도 모두 평가의 대상이 되며, 일상 생활에서는 평판이라는 또 다른 차원의 평가가 존재한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우리는 평가하고 평가받는 것을 지극히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여긴다. 평가에 지배받고 있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할 정도가 돼버린 것이다.

이 책은 평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우리 모두에 대한 이야기다. 저자는 지금 우리에게는 평가지배사회와 그 속에서 살아가는 시험 인간으로서의 호모 이밸루쿠스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지식의날개. 288쪽. 1만6천500원.

연합뉴스



▲ 행복의 해답 = 마넬 바우셀·라케시 사린 지음. 우영미 옮김.

행복에 대한 인간의 욕망은 굳이 증명할 필요가 없는 명백한 사실이다. 건강이나 부, 선행 같은 부수적인 목표를 추구하는 이유는 이런 것들이 궁극적으로 행복과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행복한 사람들은 더 건강하고 더 오래 살고 더 나은 사회관계를 형성한다.

이 책은 공학자들이 행복에 대해 쓴 것이어서 유다르다. 공학자들은 사람들의 고통을 줄이고 안락과 복지와 행복을 증대시키기 위해 유용한 물건들을 개발했다. 물리적 대상을 관찰해 이 대상의 기본 속성을 발견하고 이 대상의 행위를 예측할 공식을 만든다.

저자들이 제시한 대표적 행복 공식은 이렇다. '현실 - 기대 = 행복'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이를 행복의 기본 방정식으로 부르며 행복을 만들기 위해 감정을 통제하는 여섯 가지 법칙을 제안한다. 그 '행복 법칙'은 '상대적 비교', '기대치의 변화', '손실 회피', '감성 감소', '포만', '현재주의'다.

'행복은 돛단배 같다'는 의견도 새롭게 다가온다. 바람과 물결이 돛단배의 항해에 영향을 준다고 해도 키를 조종하는 사람은 바로 그 당사자라는 것이다. 당사자가 조종하지 않으면 돛단배는 표류할 수밖에 없다. 즐거운 삶을 살기 위해 선택이 가장 중요한 이유다. 요컨대, 행복은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야 하는 것이다.

마인더브. 264쪽. 1만5천원.

연합뉴스



id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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