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식당 표절' 사태로 드러난 입법 미비…국회서 잠자는 '미투창업 방지법'

직영점 1곳 1년 이상 운영 의무화 한 '1+1제'

지난 20대 국회부터 발의됐지만 논의 없어

전체 브랜드 6300개 중 60%가 직영점 운영 경험 없어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방송 출연으로 유명해진 경북 포항 '덮죽집'의 메뉴를 표절해 가맹사업까지 펼친 업체가 나타나자 또 다시 '미투(me too) 창업'이 도마 위에 올랐다.

국회에는 재발 방지를 막을 이른바 '미투 창업 방지법'이 발의돼 있지만 수년 째 제대로 된 논의를 거치지 못하고 있다.

13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현재 '1+1제'를 의무화한 가맹사업법 2건이 발의돼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동주 의원, 성일종 의원이 지난 7월과 9월 각각 발의했다. 가맹사업을 하기 위해 직영점을 최소 1곳, 1년 이상 운영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공정거래위원회도 정부 입법으로 추진하기 위해 같은 취지의 가맹사업법 개정안을 내달까지 입법예고 중이다.

정부와 여러 의원이 '1+1제'에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실제 논의는 미미한 단계다. 지난 20대 국회서도 발의됐지만 임기 만료와 함께 폐기됐다.

논란이 된 덮죽 프랜차이즈 강남구청점의 소개글(사진=배달의민족 캡쳐)

가맹점만 끌어모은 뒤 가맹비를 가지고 잠적하는 소위 '먹튀' 가맹본부나, 성공한 창업 아이템을 비슷하게 베끼는 '미투' 브랜드 난립 등 부작용이 속출하면서 이를 방지하기 위한 제도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현재는 노하우가 없는 가맹본부도 가맹점을 모집할 수 있다.

실제로 이번 사태처럼 유행하는 미투 아이템을 이용해 창업과 폐업을 반복하면서 가맹본부의 배만 불리는 먹튀 사례도 끊이지 않고 있다. 2016년 반짝 인기를 끌었던 대만식 카스테라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말 기준 직영점이 없는 브랜드 수는 59%(3748개)로, 전체 브랜드 6300개 중 과반 이상이 직영점을 운영하지 않고 있다.

영세 가맹점주들만 어려움을 떠안았다. 지난 2015년 가맹사업을 개시한 브랜드 1020개 중 54%가 3년 내 사업을 중단하고 있다.

김원모 국회 정무위원회 전문위원은 "노하우가 없는 가맹본부는 가맹점을 모집할 수 없도록 하는 최소한의 규제는 필요하다"면서도 "직영점 운영경험을 진입장벽으로 설정하는 것은 과도한 규제라는 반대 의견도 있다"고 전했다.

TV 예능 프로그램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출연한 포항의 덮죽집 사장은 지난 10일 SNS에 "다른 지역에 덮죽집을 오픈하지 않았다"며 "뺏어가지 말아달라 제발"이라는 글을 올렸다. 논란이 커지자 미투 창업을 한 프랜차이즈 업체는 가맹사업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포항 덮죽집 사장 SNS 갈무리]

'1+1제'와 함께 소규모 가맹사업자에게도 정보공개서 등록, 가맹금 예치 의무를 부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행법상 6개월간 가맹금 총액이 100만원 미만이거나 연간 매출액이 5000만원 미만인 경우 관련 의무를 면제받고 있다.

매출액 10억 미만의 가맹본부가 매년 가장 많은 법 위반 건수를 기록하고 있는 만큼 규모에 상관없이 가맹점 모집에 의무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앞서 TV 예능 프로그램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출연한 포항의 덮죽집 사장은 지난 10일 SNS에 "다른 지역에 덮죽집을 오픈하지 않았다"며 "뺏어가지 말아달라 제발"이라는 글을 올렸다.

논란이 커지자 미투 창업을 한 프랜차이즈 업체는 가맹사업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kwat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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