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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수원)=이영규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종목 당 3억원 이상을 들고 있는 사람을 대주주로 간주, 양도차익에 과세하겠다고 밝힌 기획재정부에 대해 시대에 맞는 감각과 관점을 다듬어 올바른 정책을 만들어 달라고 충고했다.
이 지사는 12일 페이스북을 통해 "기재부가 대주주 범위를 (작년 10억원에서 올해 3억원으로)확대하면서 막연히 총액기준으로 내리다보니 시가총액 300조원이 넘는 삼성전자의 경우 100만분의 1 지분만 보유해도 '대주주'가 된다"며 "(세간에서)'그게 무슨 대주주냐'는 반발 빌미를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는 정책에 대한 수용성을 고려하지 않고 고정관념에 빠져 불친절하게 관성적으로 대상을 확대하다 보니 생긴 일"이라고 지적했다.
기재부는 올해부터 종목당 3억원 이상을 보유할 경우 양도차익에 대해 과세하기로 했다. 문제는 개인당 3억원이 아니라는 점이다. 직계 존비속을 대상으로 하다 보니 예를 들어 A라는 종목을 아버지 1억원, 본인 1억원, 자식 1억원을 갖고 있으면 해당 종목의 대주주가 된다.
기재부도 이를 의식해 최근 가족 연좌제형 양도차익에 대해서는 손질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대주주 지정 금액 또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서울지역 아파트 평균 가격이 10억원을 호가 하고 있는 상황에서 종목 당 3억원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을 대한민국 상장기업의 대주주로 간주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경우 시총 300조원이기 때문에 100만분의 1만 주식을 갖고 있어도 대주주가 된다. 산술적으로 3억원씩 지분을 나눈다면 100만명이 삼성전자의 주주가 되는 셈이다.
이 지사는 나아가 "재정정책도 마찬가지"라며 "세계가 경기방어를 위해 확장재정정책과 가계소득 지원(이전소득)을 추진하면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 국가부채율이 110%를 넘어서고 있는데도 우리 기재부만 유독 성장시대 전통 담론인 균형재정론과 국가부채 최저화 신념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결과적으로 경제위기 극복수단인 재정정책에 스스로 족쇄를 채우고, 세계최악인 가계부채비율을 방치한 채, 보수야권의 경제정책 발목잡기에 동조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는 게 이 지사의 주장이다.
그는 특히 "경제나 재정 원칙도 시대와 상황에 따라 바뀌는데, 기재부의 경제와 재정을 보는 관점은 과거 고도성장기의 사고에 그대로 머물러 영원한 어린이 피터팬을 보는 것 같다"며 "경제정책과 재정정책은 결국 국민 삶을 개선하기 위해 국민 권한을 대신 행사하는 것이니 세월에 따라 능력도 감각도 더 가다듬고 성장해야 한다는 점을 기억해 달라"고 충고했다.
이 지사는 앞서 지난 8일에는 국정감사장에서 '기본소득' 반대 입장을 밝힌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을 향해 "전형적인 탁상공론식 재정 경제정책만 고집하고 있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당시 올린 글을 통해 "홍남기 부총리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기본소득이 (도입되면)취약계층 우선지원이라는 복지원칙을 흔들 수 있고, 대규모 재원이 소요되는 데다,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사실상 도입 반대 입장을 밝혔다"며 "홍 부총리를 비롯한 행정부 경제 주무부처인 기재부의 한계를 보여주는 말인 것 같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이 지사는 지난 8월31일 자신의 2차 재난지원금 지급 주장에 대해 '철없는 얘기'라고 비판한 미래통합당 임이자 의원의 말에 동조한 홍 부총리에게 "철이 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날을 세웠고, 홍 부총리가 재난지원금 선별 지원을 고수하자 "국가부채 0.8% 증가만 감수하면 경제살리기 효과가 확실한데 기획재정부는 왜 국채를 핑계 대며 선별지원 고수하는지 정말 의문"이라며 비판하기도 했다.
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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