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현지시간) 독일 수도 베를린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 옆에 한 소녀가 앉아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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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정의연)가 독일 베를린시 미테구(區)의 '평화의 소녀상' 철거 지시에 항의하며 유엔 특별보고관 등에 서한을 전달했다.
정의연은 11일 "일본 정부와 우익단체의 소녀상 철거 압력과 독일 베를린시 미테구의 철거 공문이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를 기억하기 위한 노력을 폄하하고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다"는 내용의 서한을 유엔 표현의 자유·여성폭력·문화권 특별보고관에 전달했다.
또 "시민들의 합의 속에서 건립된 소녀상에 대한 일본 정부와 우익단체의 철거 요구는 베를린 시민들의 노력을 깎아내리는 일"이라며 "미테구가 아무런 논의 없이 갑자기 철거 공문을 전달하는 것은 부당한 행정절차"라고 강조했다.
정의연은 이어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 철거 시도는 여성에 대한 폭력을 보편적 인권문제로 보고 인권규범을 다시 써온 유엔의 노력에 대한 도전"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미테구는 지난 7일 베를린 소녀상 설치를 주관한 한국계 시민단체인 코리아협의회(Korea Verband)에 오는 14일까지 소녀상을 철거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이 공문에는 "미테구가 한국과 일본 사이의 갈등을 일으키고 일본에 반대하는 인상을 준다"며 "일방적인 공공장소의 도구화를 거부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미테구청의 소녀상 철거 공문 발송은 일본 정부가 독일 정부에 베를린 소녀상을 철거해달라고 요청한 뒤 며칠이 지나지 않아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일본 정부가 독일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을 철거하기 위해 집요하게 로비한 것으로 파악됐다.
우익 성향의 산케이신문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으로 해결된다는 점을 확인한 2015년 한일 외교장관 합의 취지를 정중하게 설명한 것이 독일 베를린시 미테구가 최근 설치된 소녀상의 설치 허가를 취소하는 데 효력이 있었다고 10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독일 주재 일본대사관은 독일 정부뿐만 아니라 미테구에도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관한 한일 합의나 일본의 입장을 반복해 설명했다.
미테구청장은 소녀상 철거를 명령하면서 "일본 국내나 베를린에 초조함을 유발했다"며 "구가 국가 간 역사 논쟁에서 한쪽을 돕는 것은 피해야 한다"는 견해를 표명했다.
독일 수도 베를린의 거리에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진 건 지난달 25일이다. 베를린 미테구(區)의 비르켄 거리와 브레머 거리가 교차하는 지점에 설치됐다.
독일에서 소녀상이 설치된 것은 이번이 세 번째인데, 공공장소에 세워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전에는 2017년 남동부 비젠트의 사유지인 네팔 히말라야 공원, 지난 3월 프랑크푸르트의 한인 교회에 건립됐다.
베를린의 소녀상은 지하철역 인근으로 음식점과 카페가 많은 지역에 위치해 지역 시민의 접근성이 높다.
주독 일본대사관과는 직선으로 2.8㎞, 자동차로 10분 정도 거리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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