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말이 사라진 날'·'맹랑한 국어사전 탐방기' 출간
방송인 출신 역사학자로 한글문화연대를 만들어 우리말글 사랑 운동에 뛰어든 정재환 씨는 '나라말이 사라진 날'(생각정원)에서 한글의 탄생과 발달, 진화 과정을 소개한다.
책은 우리가 당연하게 쓰고 있는 한글에 대해 사명감을 갖고 이를 피땀으로 지켜낸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저자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훈민정음의 창제부터 한글이라는 이름을 얻기까지 탄생 과정을 추적하면서 일제에 나라말을 빼앗기게 된 상황을 살핀다.
특히 일제의 동화정책에 맞서 우리말글을 지키기 위해 사전을 편찬하고, 민족어 3대 규범을 만드는 등 고군분투한 조선어학회의 활동을 들여다본다.
조선인 민족말살 정책에 따라 한글 연구를 한 학자들을 민족의식을 고양했다는 이유로 탄압하고 투옥한 조선어학회사건의 전모도 파헤친다.
우리가 독립운동을 떠올리면 주로 만세 시위나 임시정부 등을 떠올리지만 민족어를 지키고자 했던 노력도 독립운동이라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책은 조선어학회 사건을 되짚는 일은 또 다른 형태의 독립운동과 마주하는 경험이라고 강조한다.
책은 해방 이후 비로소 열린 한글의 시대를 조명하며, 조선어학회가 사전 편찬을 시작한 28년 만인 1957년에 마무리한 '큰사전'에 얽힌 이야기도 담았다.
평소 우리말에 대한 관심을 기울여온 박일환 시인은 '맹랑한 국어사전 탐방기'(뿌리와이파리)를 펴냈다.
저자는 '저물녘'은 합성어로 인정해 붙여 쓰지만 '해질녘'은 띄어 써야 하며 '꼼장어'가 아니라 '곰장어'로 써야 하는 등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이 표준어와 비표준어를 가르는 기준이 명확하지 않고 부정확하거나 불충분한 낱말풀이를 달아 놨다고 지적한다.
'전선병', '일기병', '관찰포장', '조방적양식' 등과 같은 일본에서 건너온 용어들이 국어사전에 무분별하게 실린 문제도 들춰낸다.
저자는 "국어사전이란 편찬자들이 만든 말을 언중이 배워서 쓰도록 하는 게 아니라 언중이 쓰는 말을 편찬자가 찾아서 제 표기와 뜻에 맞도록 설명해준 게 존재의 목적에 맞다"고 강조한다.
rapha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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